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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임용대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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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임용대란, 이유는?

교육부의 근시안적 행정 탓…최근까지 교사 공급 늘려

2007년도 초등교사 임용규모 축소에 항의하는 교대생들의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차갑다. 또래의 다른 젊은이들이 겪는 것에 비해 훨씬 느슨한 경쟁조차 회피하려 든다는 비아냥이다. 게다가 교육당국 역시 물러설 기미가 전혀 없다. 집단행동에 나선 교대생들만 비난을 뒤집어쓰게 될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초등교원 수급 추이를 지켜본 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번 임용대란의 책임은 교육당국에 있다는 것이다.

이해찬 장관의 교원 정년 단축…후속 정책에서 엇박자

지난 1998년 국회는 교사의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추진한 정책이었다. 반발이 따랐다. 정부는 경제적 보상으로 무마하려 했다. 당시 약 2만여 명의 교사가 정년ㆍ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퇴직자들이 교육재정에만 압박을 가한 게 아니다. 곧장 교사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교사 충원 대책을 쏟아냈다. 교육부는 '퇴직교원 기간제 임용방안(초빙계약제)'를 발표했다. 정년을 단축하면서 내보냈던 교원을 비정규직으로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했다. 그래서 지난 2000년 교대 신입생 정원을 10% 늘리고 학사편입학 정원도 입학정원의 5%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외환 위기 이후 교직의 인기가 치솟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런 정책은 환영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급격한 감소 추세에 있는 유아 인구가 학령기에 접어들면 교사 수급에 문제가 생기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2001년 교육부는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당시 37.9명이었던 학급당 학생 수를 35명으로 낮추기 위해 신규 교사 채용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초등교원 자격 소지자만으로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남아도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이들을 초등 교과전담교사로 뽑겠다는 것이다.

당시 교대생과 초등교사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기류가 흘렀다. 초등교사 양성 과정과 중등교사 양성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지내며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원의 특성에서 비롯된 차이다. 초등교사 양성 과정은 예체능을 비롯한 실무교육의 비중이 높다. 반면 중등교사 양성은 지식 교육에 상대적으로 더 초점을 둔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이런 지적을 가볍게 무시했다. 초등교사는 부족하고 중등교사 자격 소지자는 남아 돈다는 게 이유였다. 학계에서 10년 전부터 지적돼 온 저출산 경향에 대해 고려할 여유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초등교사가 부족하다더니, 5년 만에 돌아선 정책

'저출산의 저주'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순식간이었다.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상당수의 농·어촌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리라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왔다. 신규 교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로 지난 2003년부터 교대를 졸업해도 초등교사로 바로 임용되지 못 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여기에 지난 2004년 개정된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법'의 영향이 겹쳤다. 교원 인건비 부담을 중앙정부에서 시·도 교육청으로 넘긴 것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시·도 교육청들이 교원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학급 당 학생 수를 35명까지 줄이기 위해 신규 교원 채용을 늘리겠다던 교육부의 방침은 학급당 학생 수 35명을 기준으로 이를 웃도는 시·도에 대해서만 학교 신설을 '허용'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미묘한 차이지만 함의는 전혀 다르다. 전자의 방침이 교원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교원 채용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곪을대로 곪은 뒤에야 나온 대책…"이러니 교육부를 못 믿지"

중등교원 자격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채용하던 상황에서 초등교원 자격 소지자가 넘쳐나서 교대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으로 뒤집어지기까지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5년간 교육부는 교대 정원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꾸준히 늘려 왔다. 교대 교수들과 학교 당국의 이해를 고려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결국 교육부는 교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10월에서야 교대 신입생 8% 감축안을 들고 나왔다. 교대생들이 교육부를 믿지 못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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