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친해졌나 토라졌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친해졌나 토라졌나?

<분석> 재보선, 선거결과보다 중요시할 대목들

국회의원 재보선이 코앞이다. 3:0이냐 2:1이냐, 곧 결과가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또한 불완전하지만 민주-개혁당 사이의 공조가 시험된 선거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결과는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국주도권의 향배, ‘신당론’의 양상이 선거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긴 쪽일수록 선거결과를 침소봉대해서 그 의미를 당 내부와 정치권 전체에 강요할 것이며, 어느 정도 그 힘이 먹혀들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결과보다도 선거과정과 투표내용이 더 중요할 수도**

하지만 선거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선거는 선거결과보다도 선거과정에서 훨씬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투표율이 대단히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번 선거결과가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일부에선 10% 대라는 사상 최악의 수치를 거론할 정도다. 현재 각 여론조사기관들 조차 투표율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승패를 예측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또한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에 주목한다면 승패의 결과보다는 선거과정과 내용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더 커진다.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운명을 가늠할 내년 총선에 대비해서 각 당이 향후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를 찾아내는 것, 이것이 이번 선거의 최대 의미다. 선거결과에만 집착하면 그 의미를 놓칠 수 있다. 때문에 결과보다는 과정과 내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패로 단순화되는 선거결과에는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문제들이 많다. 우선 연령대별 투표참가율과 투표행태가 주목된다. 젊은층은 민주-개혁당, 노년층은 한나라당 우세라는 도식에 과연 변화는 없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출신 지역별로는 어떠한지, 특히 ‘호남소외론’과 관련해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참가율과 투표행태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이 문제는 ‘신당론’의 운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실증자료가 될 것이다.

이밖에도 이른바 ‘조직 동원’ 내지 ‘일대일 대면’ 방식의 전통적인 선거운동이 효력을 발휘하는지 아니면 ‘고공홍보전’ 내지 ‘인터넷 동원’이 더 효과가 큰지, 또 유권자의 선택기준이 정당별로 결정되는지 아니면 후보 개개인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인지와 같은 문제들도 이번 선거를 통해 검증해봐야 할 대목들이다.

***민주당-개혁당 공조, 신당 추진주체 형성의 시험대**

또 하나 주목해 봐야 할 대목은 바로 민주당-개혁당 간의 공조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공조 실험을 통해 이들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는지, 아니면 반대로 앙금과 갈등만 쌓이고 말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선거결과 민주-개혁당 연합이 승리하면 민주당 신주류가 힘을 얻어 신당론이 가속화되고, 반대로 패배하면 신당론이 수그러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론 타당한 분석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신주류와 구주류 사이의 갈등은 깊어지고, 반대로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사이에는 굳건한 연대의 틀을 만들어 낸다면 오히려 선거패배가 신당 창당을 촉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당 안팎에서 신당설이 떠돌았지만 실제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 주체가 있어야 하며, 그 추진체가 국민 앞에 내세울 간판격의 모양새를 갖추어야만 한다.

여기서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주요 인사들은 그 추진 주체가 될 수 있는 중요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과연 이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지,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인 셈이다.

따라서 실제 선거현장에서 이들 사이의 공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또한 선거결과가 나온 이후 각자의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 것인지는 향후 신당 창당의 가능성과 그 모양새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분석대상인 것이다.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친해지나 토라지나?**

아직은 선거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갈등이 있더라도 적전분열의 우려 때문에 표심잡기 전쟁 앞에선 다소 감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 재보선은 민주-개혁당의 공조를 굳히기 보다는 갈등을 양산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듯하다.

현재 민주-개혁당 연합의 내부 사정은 매우 복잡하다. 우선 고양 덕양갑에서만 단일후보를 냈고, 의정부에선 각개 약진이다. 의정부의 개혁당 허인규 후보는 “내가 노무현의 적자”라며 민주당 강성종 후보 공격에 앞장서는 형국이다. 양천을에선 개혁당이 아무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불완전한 공조이며, 엄밀히 말하자면 유시민 후보의 상징성을 고려한 제한된 연대다. 우선 이 대목에 대해 민주당은 불만이 많다. 연대를 통한 승리 보다는 개혁당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데에만 주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그나마 실질적 공조가 이뤄진 고양 덕양갑의 사정도 복잡하다. 이 지역의 기존 민주당 조직, 그리고 민주당 중앙에서 파견된 신주류 중심의 선거지원부대, 또 전국적 당력을 총동원한 개혁당의 선거조직 사이에 원만한 공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기존 민주당 조직은 중앙당으로부터의 독려 때문에 가동되는 척만 할 뿐 실제로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있다.

심지어 선거지원에 나선 민주당 신주류측 인사들과 개혁당 간부진 사이에도 불협화음이 심하다는 현지보고도 있다.

민주당 측에선 “유시민 후보가 유세장에서 ‘떨어져도 좋다’는 말까지 한다”며 “과연 선거에 이길 생각이 있는 거냐”고 볼멘 질문을 내놓는다. 지역개발 공약을 중시하는 현지 유권자들 정서와 달리 “당선되면 보건복지위원회에 가겠다”고 공언하는 후보, ‘이라크 전쟁’을 수도 없이 되뇌이는 김원웅 개혁당 대표의 지원 유세 내용도 문제 삼는다. 온통 외인부대로 가득 찬 개혁당 유세단의 구성도 꼬집는다. 한마디로 선거현장의 표심과 무관한 선거운동이란 비판이다.

반면 개혁당 측에선 “민주당이 선거를 도와주지 않고 훼방 놓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지난 대선 승리를 이끈 주역은 우리다. 노 후보가 원칙을 지키고, 새로운 정치를 펼쳐보였기 때문에 승리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개혁당다운 새로운 선거를 펼쳐 보여야 승리할 수 있다. 민주당식 선거운동은 도움이 안된다”는 식의 논리다.

물론 사사건건 이런 충돌의 연속은 아니다. 선거라는 특성상 다양한 방식의 운동이 동시 진행될 수밖에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다 패배할 경우 그간의 갈등은 훨씬 증폭돼서 서로에 대한 책임전가와 공격으로 바뀔 수도 있다. 승리한다 해도 앞으로 계속 함께 정치를 할 것인지 각자가 다시 고쳐 물을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선거 막바지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 이후 개혁당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당 신.구주류 사이에서 어떤 평가들이 내려질 것인지, 누가 누구를 공격하고, 누구와 손잡을 것인지 주목해 볼 대목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