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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프레스티지 The Prestige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휴 잭맨, 크리스천 베일, 마이클 케인, 스칼렛 요한슨, 데이비드 보위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시간 126분 | 등급 15세 관람가 | 2006 상영관 서울극장, 대한극장, 메가박스, CGV 마술과 영화는 일맥상통하는 예술이다. 무대위에서 사람을 감쪽같이 사라지게 만드는 마술은 일찍이 무성영화시대에도 편집의 효과를 인식한 감독들에 의해 모방됐다. 관객을 사로잡는 마술의 마지막 최고 단계를 가르키는 '프레스티지'의 중요성은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프레스티지 The Prestige ⓒ프레시안무비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왕조 말기의 런던을 무대로 두 마술사가 마술계의 지존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건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 <프레스티지>는 영화예술, 그리고 그것을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내걸었던 영화인들에 대한 놀런의 헌사라고 할 수 있다. 놀란의 이런 연출 의도는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난 후 마술사 로버트(휴 잭맨)가 대중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마지막 대사에 뚜렷이 드러나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무대 위에서 로버트 앤지어가 무시무시한 번개 같은 전기 자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로버트가 공간이동 마술을 선보이려는 순간 한 남자가 쏜살같이 무대 뒤 지하층으로 뛰어 들어간다. 바로 로버트의 최대 경쟁자인 마술사 알프레드 보든(크리스천 베일)이다. 그때 무대 바닥의 비밀장치를 통해 아래쪽 물탱크 속으로 로버트가 떨어진다. 여기까지는 마술사들의 흔한 눈속임 방식대로이다. 하지만 뭔가 잘못됐다. 로버트가 물탱크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고 알프레드의 눈 앞에서 익사하고 만 것. 평소 로버트와 앙숙사이인 것으로 정평난 알프레드는 곧 살인죄로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두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이 죽는 장면으로 시작된 영화는 사형선고를 받게된 알프레드가 로버트의 남겨진 노트를 읽어나가면서 두사람의 관계와 사건의 진실을 복기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로버트와 알프레드는 한때 동료사이었다. 남성적이면서도 느긋한 매력의 소유자인 로버트가 마술사보다는 무대연기자(performer)에 가깝다면, 내향적인 알프레드는 천부적 감각과 열정으로 가득찬 진짜 마술사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아마데우스>에서 전자가 살리에르라면, 알프레드는 모차르트같다고 할까. 그러나 두 사람은 비극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결국 똑같이 죽음에 직면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프레스티지>는 놀란의 전작인 <메멘토><인썸니아>와 같은 맥락에 놓여있는 영화다. 놀란은 19세기 마술사들 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이란 흥미로운 소재 속에 욕망, 집착, 죄책감, 복수심, 자아분열, 그리고 죽음이라는 자신의 일관된 주제의식을 투영시키고 있다. 특히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과 풍부한 볼거리,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의 진실을 캐나가는 복잡한 과정 등이 관객들의 눈과 두뇌를 즐겁게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에디슨의 최대 경쟁자였던 크로아티아 출신 미국인 괴짜 전기과학자 테슬라 역을 맡은 가수 데이비드 보위, 그리고 로버트와 알프레드의 뒤엉켜 인생을 목격하는 마술장비 발명가역의 마이클 케인 등 조연배우들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팜므 파탈적인 여성 마술보조자 역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기대만큼 뇌쇄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한 가지 의문은 연출,연기, 미술 등 완벽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정서적 울림은 그리 폭발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놀란이 이미지와 이야기 전개에 매달려 마지막 화룡점정 '프레스티지'를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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