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SF영화제가 열린다. 경기도 안산을 거점으로 하는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ANEFF)'가 그것. 이 '넥스트영화제'는 내년 1회 영화제를 겨냥, 11월 16~18일 일종의 쇼케이스 영화제를 경기도 안산CGV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넥스트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강한섭)는 이를 위해 10월 31일 서울 종로 참여연대 느타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과 주요 프로그램들을 발표했다. 이번 쇼케이스 영화제의 개막작은 SF영화제를 표방하는 행사답게 프랑스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의 1966년작 <화씨 451>로 선정됐다. <화씨 451>은 1953년에 발표된 레이 브래드버리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 전체주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책이 발견되는 대로 불태우는 일을 해야 하는 한 소방수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꿈꾸게 된다는 일종의 디스토피아적인 작품. SF적 상상력과 트뤼포 특유의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받았던 작품이다. '넥스트영화제'의 작품들은 개막작외에도 ▲SF클래식 ▲충무로 뉴웨이브 ▲ 특별상영 ▲ 아이, 디렉터 ▲ 넥스트 필름 어워드 등 모두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되며 편수는 모두 14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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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ANEFF) 기자회견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충무로 뉴웨이브에서 넥스트 필름 어워드까지 '충무로 뉴웨이브'는 기존의 극장 상영작 가운데 배급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여러 이유로 흥행에서는 실패했으나 평단으로부터는 높은 지지를 받았던 작품들로 꾸며진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을 비롯,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 조창호 감독의 <피터팬의 공식> 등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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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섭 위원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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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넥스트 필름 어워드' 부문은 국내 영화계의 새로운 조류를 느낄 수 있는 신예급 혹은 인디 계열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서명수 감독의 <나비 두더쥐>를 비롯해 이창재 감독의 <사이에서>, 홍남희 감독의 <소풍>과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 등이다. 'SF클래식'을 통해서는 잭 아놀드 감독의 1957년작 <기막히게 줄어든 사나이>와 프레드 M. 윌콕스의 1957년작 <금단의 혹성> 등 두편이, '특별상영'을 통해서는 이란계 미국인 감독 카베 자헤디의 <나는 섹스중독자>가 소개될 예정이다. '넥스트영화제'의 가장 이색적인 부문이랄 수 있는 '아이, 디렉터'는 소설가나 저널리스트 등 非영화인이 1인 밴드 형식으로 만든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로 이번 쇼케이스 기간에는 만화가 이우일의 작품이 소개돼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산시와 경기도의 지원이 필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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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사 이연희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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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화제가 아닌 만큼 올해 소개되는 14편이 작품 중 상당수는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이미 한차례 이상씩 노출된 작품들이서 이번 쇼케이스 영화제에 관객들의 열기가 얼마나 모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지금까지 공단지역으로 인식돼 왔던 경기도 안산 지역에서 열리게 될 이 영화제가 지속 가능한 행사로 이어질지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한섭 집행위원장은 "경기도 안산은 서해안 시대를 여는 거점 지역으로서 21세기형 도시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번 넥스트영화제가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안산은 인구 75만의 중소도시로 전체 시 예산은 5,5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정자립도는 전국 1,2위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스트영화제'는 내년부터 안산시와 경기도로부터 5억원의 영화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 필수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영화제'는 이밖에도 안산에 있는 서울예술대학 등 학계와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전체 10억원의 예산으로 운용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영화제'는 부분적으로 경쟁부문을 도입한 비경쟁영화제로 경쟁부문은 '넥스트 필름 어워드'다. 이번 쇼케이스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는 영화감독 이명세, 최동훈 감독과 영화평론가 김영진, 동국대 영화학부의 정재형 교수가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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