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노, '살얼음판' 방북 첫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노, '살얼음판' 방북 첫발

공안정국 추이 살피며 '조심 또 조심'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31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 본격적인 방북 활동에 돌입했다. 방북단은 방북 추진 과정에서의 진통, 보수세력의 눈총 등을 뒤로 하고 현지에서 의욕적인 활동목표를 밝혔지만, 민노당은 간첩단 의혹 사건 연루설 등의 악재와 맞물려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말 조심, 처신도 조심해야"

민노당 방북단은 이날 평양도착 성명을 통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몹시 엄중한 상태다. 자신들의 패권을 위해서라만 한반도에서 언제라도 전쟁을 일으켜 보겠다는 미국과 일본의 준동이 계속되고 있고 북측이 진행한 핵실험을 둘러싼 또 다른 긴장과 대립이 우리 모두를 답답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북단은 "외세에 의해 분단된 강토의 또 다른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통해 먼 길을 돌아와야 했지만, 평양에 도착하니 기쁨과 설레임으로 마음이 벅차오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북단은 또한 "우리는 닷새동안 평양에 머물면서 민노당과 조선사회민주당 간 우애와 친선교류, 한반도 평화와 6.15 정신 실천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 해 가겠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면담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일단 숱한 논란 속에 의욕적인 방북의 첫발을 내딛은 셈이지만, 경색국면에 빠진 북미, 남북관계 속에 민노당이 북측으로부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얻어낼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국정원과 법무부가 민노당의 방북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등 방북 추진 과정에서 정부측과 진통을 겪었고,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도 방북활동을 예의주시하며 '색깔공세'의 틈을 노리고 있어 방북단의 부담감이 더욱 크다.

이에 대해 민노당 정호진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국가정보 당국의 비상식적인 시비는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민노당 대표단에 대한 흠집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일부 당 관계자들은 "방북단이 말조심, 처신 조심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간첩단 의혹사건…"이런 식이면 뒤집어쓰는 수밖에 없는데…"

민노당이 이번 방북에 노심초사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정원발(發) 간첩단 의혹 사건에 민노당 연루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속된 전현직 당직자 이외에 최소한 3명 이상의 협조자가 있다는 설, 북한이 민노당을 이용해 남한의 안보정책과 미국의 정세를 파악하라는 지령을 '일심회'에 내렸다는 설 등이 일부 언론을 통해 끊이지 않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당이 입을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노당은 이에 대해 "(간첩단 사건 관련 각종 보도는) 소설에 가까운 추측성 보도"라며 "대미 대남정책 파악의 지령을 받았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정 부대변인은 "민노당은 소설에 가까운 이런 기사가 왜 난무하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과 정보당국 간의 '공모'를 의심했다.

정 부대변인은 "구속된 전현직 간부들이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진행 중인 당 자체적인 진상조사에서도 당 연루설은 근거 없는 기획수사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노당은 특히 이번 사건의 진앙인 '국정원의 의도'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국정원 내부의 보수세력이 진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을 회복 불가능으로 보고 한나라당 집권에 대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민노당을 고리로 386 사건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민노당은 한편 김승규 국정원장이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한 데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 부대변인은 "김 원장이 물러나는 마당에 한판 크게 흔들고 가자는 것인지, 정보기관 수장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단정 짓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국정원과 언론이 이런 식이라면 당이 다 뒤집어쓰는 수밖에 없다. 난처하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국정원이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증거자료가 사실로 드러나거나, 구속된 2명의 전현직 당간부들이 장민호 씨가 고정간첩임을 알고도 협조를 한 정황 등이 확인되면 민노당은 더욱 난감한 처지에 내몰리게 된다. 민노당으로선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