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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시대 마술사들이 흥행마술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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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시대 마술사들이 흥행마술을 걸다

[할리우드통신] 10월 20일~22일 전미 박스오피스

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여름시즌이 지난지 한참후인 최근까지도 오락물 강세가 두드러졌던 북미 박스오피스가 오랜만에 묵직한 작품들로 꽉 들어찼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마틴 스코세즈, 클린트 이스트우드, 소피아 코폴라 등 거장과 신예 감독들의 신작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10월 셋째 주말(20~22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놀란으로 판가름났다. 영국 빅토리아 치세 말기의 런던을 배경으로 두 명의 마술사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그린 놀란의 신작 <프레스티지>가 스코세즈의 <디파티드>는 물론 거장 이스트우드의 전쟁서사극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들(Flags of our Fathers)>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2281개 극장에서 주말 3일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약 1481만달러이다.
프레스티지 ⓒ프레시안무비

영화계는 이같은 박스오피스 성적결과에 대해 '예상대로'란 반응. <메멘토><인썸니아><배트맨 비긴스> 등으로 잘 알려진 놀란의 현란한 두뇌플레이 연출이 돋보이는데다가 크리스천 베일, 휴 잭맨, 스칼렛 요한슨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출연진, 그리고 섬세한 세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흠잡을데 없다는 것이 개봉 전부터 평단의 일치된 반응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태평양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이오지마 혈투를 탁월하게 그린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들>의 관객 80%가 30세 이상인데 비해, < 프레스티지>의 관객은 70%가 35세 이하 관객으로 나타나 두 영화에 대한 연령별 선호도가 뚜렷이 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들>은 비록 개봉 첫주 3위에 머무르긴 했어도, 이스트우드의 완숙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또 한편의 걸작 전쟁영화란 평가를 받았다. 또 이 영화를 선호하는 중장년층 관객은 상대적으로 늦게 움직이는 편이란 점을 고려할 때, 흥행 뒷심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한 주 전과 마찬가지로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한 <디파티드>도 나쁘지는 않은 흥행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개봉 3주차 주말까지 벌어들인 총 입장수입은 7715만달러. 큰 부침없이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러있는 현재 추세를 고려할 때, 스코세즈 작품들 중 최고 수익을 올릴 것이 분명해보인다.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시안무비

반면 소피아 코폴라의 야심작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박스오피스 8위란 비교적 저조한 성적으로 데뷔했다.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은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마지막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커스틴 던스트의 발랄한 연기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물량의 드레스와 왕실연회에 동원된 음식들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켜왔다. 하지만 실망스런 개봉성적이라고 하기만도 어렵겠다. 소피아 코폴라의 작품은 아직까지 대중성보다 특정관객 취향영화의 느낌이 강한데다가, 무엇보다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측이 이를 고려해 859개 스크린에만 영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이는 <프레스티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이밖에 야생망아지와 십대소녀의 우정을 그린 <프릭카>가 5위로 박스오피스에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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