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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비리 공익제보자, 10년만에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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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비리 공익제보자, 10년만에 무죄 판결

파기환송심서 무죄…참여연대 "대법원 현명한 판결 기대"

지난 1996년 감사원 비리를 밝혔다가 감사원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현준희 씨(당시 감사원 주사)에 대해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부(재판장 김선혜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지난 2002년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돼 4년여 간 파기환송심을 진행해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다시 무죄 판결을 받은 것.

재판부는 "감사원 간부가 콘도 승인과 관련한 부분을 다른 국(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해 더이상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뚜렷한 이유없이 감사가 중단돼 그런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피고인으로서는 감사원이 그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공무원을 상대로 한 재계의 로비가 존재한다면 이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른바 '양심선언'을 한 것으로 보여 모 간부를 비방할 목적으로 '양심선언'을 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아직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남아 있지만, 4년 여 간 파기환송심을 진행한 끝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참여연대 "공익제보 정당성 재확인시켜 준 것"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은 현준희 씨의 공익제보가 정당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판결"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현준희 씨 사건은 공익제보가 있을 경우 해당기관이 반성과 시정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보자에게 파면과 고소 등 부당한 보복조치를 가한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준희 씨가 밝힌 '효성콘도 특혜 의혹 사건'은?

현준희 씨는 1995년 감사과정에서 효산그룹이 김영삼(YS) 정권 실세들과 결탁해 건축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불법로비를 한 혐의를 확인했으나 감사원 남 모 국장이 이에 대한 감사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96년 4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사실을 밝혔다.

그의 양심선언을 전후해 효산그룹이 장학로 청와대 부속실장에게 떡값으로 6000만 원을 줬고, YS의 중학교 동창 김경배 씨가 효산그룹의 고문으로 있으며, YS 차남 김현철 씨의 대리인이던 박태중 씨가 효산콘도 분양권 24억 원 어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등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일부 언론에선 이 사건의 배후로 김현철 씨를 지목하기도 했다.

검찰은 효산그룹이 제일은행으로부터 1150억 원을 불법대출한 점을 적발해, 이철수 제일은행장과 장장손 효산그룹 회장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했다.

그러자 감사원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현준희 씨를 파면하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현준희씨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지난 2002년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어 4년 여간 파기환송심을 진행하였고, 오늘 다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감사원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96년 6월 현 씨를 파면했다. 현 씨는 감사원에 의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돼 감옥에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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