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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정통한 종군기자 파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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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정통한 종군기자 파견해야"

<토론회> 우리언론 전쟁보도, 미국 의존도 지나쳐

국내 주요 언론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보도하면서 CNN 등 미국 언론과 미 정부 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이라크 침공 관련보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이번 전쟁에 대한 우리나라 언론보도의 문제점이 다양하게 지적됐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특파원을 파견하라"**

특히 바그다드에서 반전운동을 하다 최근 귀국한 '이라크전 반전 평화팀 지원연대'의 허혜경씨는 "바그다드 현지에서는 MBC의 이진숙 기자와 몇몇 프리랜서 사진기자들만 취재활동을 펼쳤는데 국내에 와서 보니 특파원들이 서울과 별 차이도 없는 요르단에 가서 기사들을 많이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이 앞으로 오보를 방지하고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해서는 지역 언어나 정서에 익숙한 인물을 중심으로 공부를 한 특파원을 보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사진 허혜경>

허씨는 또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 반전 운동가들의 가족들이 걱정에 울부짖는 모습을 찍으려고 방송국들이 서울의 가족들에게 끔찍한 전쟁사진을 계속 들이미는 등의 '노력'을 한 것은 매우 인상적 이었다"고 꼬집었다.

<사진-전체>

***"국내신문 전쟁보도,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

토론회에서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달 21일부터 3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의 이라크전 보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미디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계를 드러냈으며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감시하는 자세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동아 조선 중앙은 이라크전을 ‘이라크 공격’이라고 표현하는 반면, 경향 한겨레는 ‘침공’이라는 용어를 써 대조적인 시각을 드러냈으며 이러한 논조는 사설과 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동아 조선 중앙은 미·영군의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를 부차적으로 다루는가 하면 미군이 민간인 차량에 조준 포격한 ‘나자프 사건’을 1면에 배치하지 않아 미국을 편드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신문이 미군의 바그다드 진격을 중심으로 하는 전황보도를 함에 따라 독자들도 ‘(미군이)바그다드를 점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으며 미국 첨단무기 성능을 부각해 ‘민간인 피해를 극소화하고 목표물만 파괴한다’는 미국의 일방적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공화국 수비대 남진, 이라크군 투항, 영국군 포로처형, 화학무기 공장 발견 등 국내언론의 오보를 열거하고 "대부분의 오보가 미군의 확인되지 않은 발표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 미국의 언론을 무비판적으로 생중계"**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미국이 직접 개입한 전쟁에서 언론자유는 전시언론통제전략의 직·간접적인 영향하에 있음을 그라나다 침공, 파나마 침공, 걸프전에서 이미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송사들은 아직도 미국의 언론을 무비판적으로 생중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달 20∼26일 KBS MBC SBS 방송3사의 메인뉴스 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김창룡 교수>

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분석대상 기간에 전쟁 관련기사는 KBS가 182건(82.0%)으로 가장 많았으며 MBC와 SBS는 각각 179건(77.2%)과 164건(7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3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국 CNN 화면을 중계했는데 CNN 로고가 표시된 화면의 방송시간만 해도 MBC와 SBS는 각각 21분28초와 18분15초, KBS는 5분40초였으며, CNN을 인용 보도한 사례도 MBC 58회 SBS 48회 KBS 26회로 조사됐다.

반면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를 인용한 횟수는 SBS 9회, MBC 6회, KBS 5회로 대조를 보였다. 이라크 국영TV를 인용한 보도는 SBS와 MBC에 각각 15회와 12회 등장했으며 KBS는 단 한번도 인용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미국에 편향된 불공정 편파보도 사례가 MBC 29건, KBS와 SBS 각 18건"이라며 후세인 망명 협상설, 이라크 민중봉기설 등 오보로 밝혀진 보도도 MBC 8건, SBS 5건, KBS 4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공중파방송 기자들의 표현을 보면 ‘공격의 선봉에선 백발백중 명중의 토마호크’ 같은 저널에 어울리지 않는 ‘일기장’ 수준의 과장되고 모호한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박수택 SBS 기자는 "이번 전쟁보도는 어느 때보다 사실보도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했으며 첨단무기의 경우는 무기도 전쟁의 일부이기 때문에 보도한 것이다. CNN 활용은 실제 전장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매체였기 때문이며 이라크측은 자유로운 취재가 힘든 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박 기자는 "그동안 방송보도는 ‘그림이 좋으면 다 용서가 된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그림과 내용이 다 좋은 보도’가 되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은 문화일보 국제부 기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심각한 문제는 기사의 표현방식에서 주체를 빼고 비인격화 시키는 방식으로 가치중립을 가장한 (미국)‘편들기’를 한다는 점"이라며 "오보의 경우는 현지사정의 무지에서 오는 이슬람에 대한 곡해가 원인인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시각은 어디 있나"**

박순성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은 "언론이 ‘국익을 위한 파병, 도덕적인 반전’이라는 이분법적인 보도를 통해 마치 국익과 도덕이 정반대의 다른 개념인 것처럼 몰아간 면이 있다. 전쟁보도마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이성적인 보도인 것처럼 포장하는 ‘경제만능’의 시각을 보인 일부 언론에는 절망감을 느꼈다"며 "이번 전쟁에 대한 ‘한국의 시각’이 무엇인지 보여준 언론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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