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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보도와 속보경쟁이 오보 양산"

민언련 '방송3사 이라크전 보도' 분석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국내 공중파 방송3사의 보도에 대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이 개전 이후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3사의 전쟁보도에 대해 "미국중심의 보도와 속보경쟁이 부른 오보 양산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26일 발표한 KBS MBC SBS 방송3사에 대한 분석논평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되자 방송3사는 낮 시간대 특보와 특집뉴스를 편성하여 하루에 4~5시간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으나 정작 보도량에 비해 '정보의 질'은 높지 않다"며 "방송3사는 속보경쟁을 하느라 무수한 오보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1>

***"방송3사, 미국의 심리전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

민언련은 "더 큰 문제는 방송3사의 보도가 외신에 의지하면서 이번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심리전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구체적인 예로 KBS가 지난 22일 보도한 '사단 집단투항'에서 "연합군이 총 한 발 쏘지 않고 8천명의 포로를 손에 넣었습니다.…이라크 정규군 제51사단이 사단장과 함께 항전이냐, 항복이냐의 갈림길에서 백기를 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이 보도는 24일 이라크군 51사단장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투항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오보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라크 포로숫자에 대한 보도 역시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이 "포로는 3천명 내외"라고 밝히면서 확실한 오보라는 것으로 판명됐다.

민언련은 "KBS가 21일에는 '바스라 곧 함락', 22일에는 '남부 장악 임박' 등의 보도를 하며 '동맹군은 전광석화처럼 이라크 남부의 전략거점들을 장악해 가고 있다', '파죽지세로 이라크 영내로 진격중이라는 소식이 암만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 지역 이라크군의 격렬한 저항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언련은 MBC의 경우 21일 '후세인 부상설'을 보도하며 "(후세인)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고 이 때문에 이라크의 상층부가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CNN 등 미국언론이 주장한 '후세인 부상설'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도 역시 24일 후세인이 직접 TV에 나와 '대미항전'을 촉구하는 대국민담화를 하면서 오보임이 밝혀진 상태다.

민언련은 또 "MBC는 21일 '바스라 점령 임박'에서도 '바스라 함락은 초읽기…지상군 투입 하루 만에 바그다드 입성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보도했으나 24일경부터 전쟁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MBC 스스로가 이 보도를 뒤집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보도 논점조차 오락가락"**

민언련은 "SBS는 외신보도 내용을 마치 '확정된 사실'로 보도하고 있다"며 "보도의 논점조차 오락가락하는 등 KBS와 MBC에 비해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한 예로 22일 '이라크군 어디 갔나?'라는 보도에서 미·영군의 진격을 "그야말로 파죽지세"라며 "이라크 병사들은 총 한번 제대로 쏘지도 못한 채 줄줄이 백기를 들거나 포로가 되고 있다"고 이라크군의 전력이 무력화됐음을 단정했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또 SBS가 이날 '바스라 곧 함락'에서도 "미영 연합군이 바스라를 사실상 함락…이라크군 51사단은 이미 집단 투항한 상태…미 해병대는 처음으로 이라크 남부 최대 항구 움 카스르를 장악했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민언련은 "SBS가 20일 '후세인은 가짜?' 꼭지의 보도 전반부에서 '가짜일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유력하다'고 했다가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가짜 후세인이 있다는 것이 정설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이 미군 당국의 공격을 어떻게 피해나갈지도 이번 전쟁의 흥미거리'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보도태도를 보였다"면서 "참혹한 전장에서도 '흥미거리'를 찾으려는 SBS 특유의 선정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진형 민언련 간사는 이런 공중파 방송들의 오보와 미국 중심적인 보도 태도에 대해 "방송3사가 미국(시각) 중심의 영상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균형 감각에 문제가 있는 보도를 하고 있다"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 시작한 명분이 없는 전쟁이라는 실상이나 민간인 피해자의 참혹한 모습은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KBS "한국의 '전쟁보도'는 스위스에서 보도하는 것과 뭔가 의미가 달라야"**

이런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KBS 이화섭 편집1부장은 "편집을 하는 입장에서 전쟁보도나 재난보도가 종전보다 많이 개선이 됐다"며 "아랍권의 주장도 최대한 담고 있고 전쟁의 참상이나 반전여론도 방송에 실제로 나온 횟수 등을 계량화시켜서 보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반론했다.

이 부장은 "늘 외신(미국)에 놀아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며 "CNN 등 외국에서 제공한 화면의 경우 꼭 화면에 그 출처를 명확히 밝혀 어느 쪽 시각인지 시청자들이 알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또 "이번 전쟁보도를 통해 국제문제를 보는 우리의 시각과 가치관도 급변하는 단계임을 나 스스로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한국의 '전쟁보도'는 (영세중립국) 스위스에서 보도하는 것과 뭔가 의미가 달라야 한다고 보고 거기에 대한 연구는 계속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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