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오락거리는 역시 미식축구다. 9월 셋째 주말인 15~17일까지 미국 극장가에서 비행청소년 미식축구단이 40년대 할리우드를 피로 물들였던 미녀 블랙 다알리아를 눌렀다. 명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누아르풍 스릴러 <블랙 다알리아>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무명 미식축구단의 성공기 <그리디론 갱>이란 의외의 복병을 만나 박스오피스 정상데뷔에 실패한 것. 의외의 성적이다. <블랙 다알리아>는 지난 60여년동안 인구에 회자돼온 실제 살인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다가, 스칼렛 요한슨과 조시 하트넷 그리고 힐러리 스웽크 등 초특급 스타들을 내세운 화제작이란 점 때문에 개봉 첫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드 팔마연출에 대한 워낙 기대치가 높았던만큼 다소 냉랭한 평단의 반응이 관객동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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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다알리아 ⓒ프레시안무비 |
<그리디론 갱>은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의 한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감독관이 할일없는 비행청소년들로 미식축구단 '그리디온 갱'을 결성, 사회낙오자가 될 뻔했던 그들에게 진정한 스포츠맨쉽을 가르침으로써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는다는 내용.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수있는 상투적인 인간승리 스토리이지만 , 실화의 힘과 생생한 경기묘사 등이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의지강한 감독관 션 포터 역으로 레슬링선수 출신이며 <미이라><스콜피언 킹>등의 작품에 출연했던 드웨인 '더 록' 존슨이 출연한다. 존슨 빼놓고는 사실 귀에 익은 스타급 배우이름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첫주말 총 1441만달러의 극장수입을 기록, <블랙다알리아>의 약 1000달러보다 441만달러 앞섰다. 3위 <에브리원스 히어로>는 대공황시절 한 소년이 야구스타 베이브 루스의 잃어버린 배트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서 겪는 소동을 그린 3D 애니메이션. 야구 배트의 목소리 연기를 후피 골드버그가 맡아, 재미와 유머를 살려내는데 큰 힘이 됐다. 미국 박스오피스 10위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할리우드랜드>의 급전직하 흥행성적. 미국 TV 드라마 '수퍼맨의 모험'에서 수퍼맨역할을 맡았던 인기 스타 조지 리브스의 의문에 찬 죽음을 통해 연예계의 어둔 이면을 그린 작품으로, 개봉 첫주 2위로 데뷔했으나 불과 한주만에 9위로 뚝 떨어졌다. 주연배우 벤 애플렉이 이 작품에서의 열연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으는 흥행력 면에서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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