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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브라운관까지 문화 다양성 논란

[이슈 인 시네마] KBS 독립영화관 폐지,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반발

KBS가 가을 개편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을 폐지하기로 잠정 결정함에 따라 독립영화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KBS가 가을 개편을 앞두고 KBS 독립영화관 폐지를 결정, 최종 결재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밝히고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프로그램인 KBS 독립영화관 폐지 결정은 영상 문화 다양성에 역행하는 것임은 물론, 공영방송으로서 KBS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스크린쿼터문화연대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등의 영화 관련 단체들과 함께 "KBS에 독립영화관을 지속적으로 편성, 방송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2001년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 독립영화관은 그동안 김기덕 감독의 <악어>,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 문승욱 감독의 <나비> 등의 저예산영화와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과 같은 독립장편영화,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3- 숨결> 같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국내 저예산 예술영화들을 소개해왔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우수한 해외 독립장편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을 소개해온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자정을 넘겨 편성된 방송 시간대 탓에 저조한 시청률 등의 여러 문제들이 노정돼 왔던 상태. KBS 편성기획팀은 KBS 독립영화관의 폐지 조치에 대해 "독립영화관은 충분한 기간 방영돼 왔으며, 이번 개편은 폐지라기보다 잠시 중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KBS 독립영화관이 폐지된 자리에 아시아의 다양한 영상물을 소개하는 '아시아의 창'을 신설할 예정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아시아의 창'을 통해 아시아의 다양한 영상물을 접할 기회가 생기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이를 위해 국내 영상문화의 다양성을 지탱해온 프로그램이 희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독립영화협회는 또한 "영상 문화 다양성의 문제는 영화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국민의 것인 전파를 활용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영상 문화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공영방송인 KBS가 영상 문화 다양성을 위해 KBS 독립영화관의 안정적 편성을 보장하고 ▲더 나아가 독립영화 등 다양한 영화와 영상물의 편성과 방영을 위한 정책들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며 지상파가 영상 문화 다양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했다. .
▼ 한국독립영화협회 성명서 전문
KBS [독립영화관]은 계속 방영되어야 한다!! - KBS [독립영화관] 폐지 계획에 대한 입장과 요구 -
KBS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유일한 독립영화 프로그램인 [KBS 독립영화관](이하 [독립영화관])의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내부적으로는 [독립영화관]의 폐지가 이미 결정되었고, 최종 결재만 남은 상태라고 한다. 2001년 5월 4일 [KBS 단편영화전]이라는 제목으로 정규 편성되어 방송을 시작한 이래, [독립영화관]은 2006년 9월 15일까지 무려 450여 편의 국내외 독립영화를 방송해온,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프로그램인 [독립영화관]이 없어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전용관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생소할 수 있는 독립영화, 단편영화, 저예산영화들을 방영해온 가뭄의 단비 같은 소중한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독립영화가 상영되는 영화제가 하나도 없는 지역에도, 극장이 없는 지역에도 다양한 영상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던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독립영화를 볼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독립영화관]의 폐지 소식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KBS에 [독립영화관]을 지속적으로 편성 방송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 [독립영화관] 단순한 영화 프로그램 그 이상 [독립영화관]의 의미와 소중함은 그간 방송사들이 개봉되는 독립영화를 소개하거나, 독립영화를 방영하는 데 인색했다는 것을 상기해 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방송사는 시청자들에게 별 관심을 끌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개봉 독립영화를 소개하지도 않았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광고가 붙지 않는다는 이유로 독립영화를 편성 방영하지도 않았다. 방송사들의 이런 논리는 문화적 논리가 아닌 상업적 논리이다. 주류영화만큼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지 못하고 광고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독립영화에게 영화를 홍보할 다른 기회를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상파 3사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들은 같은 시간대에 경쟁적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비슷한 영화들을 비슷한 포맷으로 소개할 뿐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일에는 인색했다. 이런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편향성은 지상파 3사가 편성, 방영하는 영화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말 영화 프로그램을 비롯 다수의 영화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주류 영화들로만 채워져 있을 뿐이다. 주류 영화는 일정수준의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어 광고가 붙기 때문에 재방, 삼방으로 편성되지만, 독립영화는 물론이고 저예산영화는 편성되어 방영될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의 편향성은 관객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영화 선택의 편향성으로 이어지고, 이는 흥행의 편향성으로, 그리고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의 방영영화의 편향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은 개봉되는 주류 영화의 방영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를 통해 거액의 선투자를 하기까지 하지만 이런 기회는 주류 영화에는 제공될 뿐,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이런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영화에 대한 접근은 외국의 사례들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외국의 유수 방송사들인 영국의 "채널4"와 프랑스, 독일의 "ARTE" 프랑스의 "CANAL+" 등은 자국의 영화산업 발전과 다양한 영화문화의 추구라는 측면 모두를 강조하며, 상업적 영화의 편성 방영 외에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들을 정규 프로그램화하고 있으며, 단편영화제를 직접 지원하거나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의 제작과 제작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화 시장에 대한 방송의 역할을 다양하게 부여하는 방송영상정책과 방송사들의 역할이 해당 국가의 영상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것이다.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보면 [독립영화관]이 가지는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독립영화관]은 극장에서 상영될 기회를 가지지 못했거나, 제한적으로밖에 상영되지 못하는 독립영화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방영하였음은 물론이고, 독립영화의 제작과정과 독립영화 진영의 중요한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왔다. 그리고 그 역할은 방송 영역에만 머물지 않았다. 2001년부터 3년간 한국에서 제작된 독립영화의 현황과 독립영화 관련 단체, 영화제의 현황을 정리한 책자를 발간했고, 2005년에는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 독립영화 DVD를 제작하기도 했다.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해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알리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역할은 비단 독립영화에만 머물지 않았다. 60분이라는 기본 편성 시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독립장편영화, 독립다큐멘터리 작품들을 특집 편성을 통해 방영했으며, 다른 영화 프로그램에서 방영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국내의 저예산예술영화들, 해외 독립장편영화들, 애니메이션영화들까지 적극적으로 방영해왔다. <악어>를 포함한 김기덕 감독의 초기 작품들,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 박경희 감독의 <미소>, 문승욱 감독의 <나비> 등 저예산영화와 <신성일의 행방불명>, <아나모픽>, <마이 제너레이션> 등의 독립장편영화, 그리고 <노동자다 아니다>, <낮은목소리 3 - 숨결>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들, <검은 일요일>, <레퀴엠> 등의 해외 독립장편영화들,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 파스칼 모넬리의 <코르토 말테즈 - 비밀의 정원>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독립영화관]이 아니었다면 방송되지 못했을 것이다. [독립영화관]의 이런 성과들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란 것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의 방송이라는 편성의 악조건은 [독립영화관]에 대한 시청자들의 접근에 큰 장애가 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를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은 그 시간을 기다려가며 시청해 왔고, 제작진들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매진했다. 낮은 시청률로 인해 매 개편 시기마다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5년 이상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시청자의 사랑과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독립영화관]은 그저 시청할만한 시간에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늦은 밤까지 기다리고 기다려서 보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 [독립영화관]의 폐지는 영상 문화의 다양성에 역행하는 것이다 [독립영화관]의 폐지는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독립영화관]이 없어진다는 것은 그간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되었던 종류의 영화들이 지상파방송을 통해 더 이상 방영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만큼 여기의 영상 문화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립영화관]의 폐지 여부에 대한 KBS 편성기획팀의 입장은 "충분한 기간 방영해 왔다"와 "폐지라기보다는 잠시 중단하는 것이며,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에 내려야하는 결정"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입장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방송의 영상 문화 다양성은 여전히 불충분하며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영상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다. 영상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는 방송 시간의 제한으로 쉽게 양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요구로 대체될 수 없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BS는 [독립영화관]을 방영하던 시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시아의 창]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은 한국 드라마가 일으킨 한류 열풍에 비해 한국 내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영상물이 방송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기획된 것이라고 한다. 일방적인 문화 상품의 판매를 넘어 방송사 간의 교류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 역시 영상 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편성을 위해서 국내 영상문화의 다양성을 지탱해온 프로그램이 희생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이 두 기획이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두 가지 중에 무엇을 취사선택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일방적 방향의 문화 상품 수출이 아니라 문화 교류를 위한 기획이라면, 국내 영상 문화의 다양성을 훼손하지 않고 상생하도록 진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또 하나의 굴절된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 영상문화 다양성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송의 역할이 요구된다 영상 문화의 다양성은 영화산업만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 것인 전파를 활용하는 지상파 방송사는 보다 적극적으로 영상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야 한다. 방송은 주류 영화만을 소개하고 프로모션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일주일에 60분짜리 단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편성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편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 산업과 다른 방식으로 다양한 영화의 제작을 위한 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소유인 전파를 활용하는 권력의 의무를 제대로 담당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KBS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하나. [독립영화관]의 폐지에 대한 검토를 즉각 증단하고, 안정적 편성을 보장하라! 하나, 독립영화 등 다양한 영화, 영상물의 편성, 방영을 위한 정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하라! 2006. 9. 14.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전독립영화협회, 문화연대, 부산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인회의,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회, 인디스토리, 인디애니페스트 집행위원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전북독립영화협회, 필름메신저,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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