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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베레모'로 교체? 세금낭비 말라"

예비역 누리꾼들 비난 봇물…"얼굴 탄다"

14일 육군이 챙이 달린 형태의 군 모자를 베레모 형태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육군은 "장병 복제(服制) 개정의 일환으로 지난 5일부터 계룡대 육군본부에 근무하는 전 장병들이 흑록색 베레모를 시범착용하고 있다"면서 "이달 한 달 동안 시범착용을 한 뒤 10월 중 장병들의 의견을 수렴해 본격 착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레모는 현재 특전부대와 전차부대 장병들이 착용하고 있으며, 육군은 "베레모가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대다수의 장병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교체 검토 이유를 설명했다.
▲ 특전사의 상징이던 베레모 착용을 육군 전 장병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누리꾼들로부터 '실용성 부족'과 '세금낭비' 비난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베레모? 폼 잡다가 백내장 걸린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포털 사이트 등에는 이 기사에 순식간에 수백 개의 댓글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비난 일색이다.

우선 실용성의 문제. 챙이 없는 모자를 쓰게 되면 안 그래도 타는 얼굴 뒷감당을 어떻게 하며, 비오는 날마다 작업에 불려다니기 일쑤인데 눈으로 흘러드는 빗물은 무엇으로 막겠느냐는 지적이다.

아이디 'genie7676'은 "그래도 챙이 있으면 햇볕도 가리고 비 오면 빗물도 막아줬는데... 베레모면... 이제 얼굴로 막아야 되나? 정말 안습이다.. 호우 때나 장마 때 얼굴로 비 맞아가며 삽질 하는 애들 생각하면...-.-;;"이라고 비난했고, 아이디 'lds5645'는 "매일 햇빛 보는 육군... 이제 얼굴 많이 타겠네... 선임병들이 여름에만 쓰는 자외선 차단제는 1년 365일 동안 쓰겠구나...ㅋㅋㅋ 좋겠네 화장품업체들은...ㅋㅋㅋ"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베레모를 쓰고 군생활을 했다는 아이디 'xellos81'은 "베레모가 멋지지만 공기가 안 통해서 머리에 땀이 엄청나게 난다"고 '땀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예비역은 "대부분의 현역 장병들이 부대 앞 수선점에서 파는 '사제 전투모'를 사서 쓰는 이유를 윗 분들은 아직도 모르는 거냐"라며 "군에서 지급하는 전투모가 챙이 좁고 각이 안 잡혀 '자세'가 안 나오는 이유도 있지만, 사제 전투모가 통풍성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차라리 지금 있는 모자 개량에나 힘써라"고 지적했다.

"시야확보? 헬멧 쓰고 전투하는데?"

육군이 주장하는 '시야 확보'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예비역은 "전투 상황에서 헬멧을 쓰는 일반 병사들에게는 베레모가 해당사항이 없다"며 "시야확보는 특수전 상황에서 헬멧을 쓰지 않는 특전사에나 해당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모자를 통한 부대별 '자존심' 문제도 애교로만 넘기기 힘들다. 한 누리꾼은 "검은베레모-특전사, 그린-해병특수수색, 얼룩-udt, 레드-cct 등 베레모는 특수부대의 상징"이라며 "특수부대원들의 자부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베레모를 일반 장병들이 착용하다니"라고 글을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아무리 육군이 그래도 해병대는 팔각모를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대통령 측근이 베레모 공장 차렸다냐?"

'세금 낭비' 논란도 만만치 않다. "모자 바꿀 돈 있으면 밥이나 잘 해먹여라"라는 '복지론'부터 "제대한 장성이나 대통령 측근 중에 베레모 공장 차린 사람 있나 보다"는 '특혜론'까지 기발한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janghyuk58'은 "단지 멋을 낸다는 이유로 베레모로 바꾼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은 집어치우라"며 "정치인이고 군 고위간부들이고 돈 거저 빨아서 돈 귀한 줄 모르겠지만 그게다 서민들 피같은 세금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모자를 바꿀 돈이 있으면 다른 복지에 신경쓰라'는 지적도 날카롭다. 카투사에서 근무했다는 한 누리꾼은 "미군은 고어텍스 자켓은 물론이고 군복 재질도 훨씬 좋다"며 "애들 땀띠 안 나게 군복 재질 바꾸고 방한복 한 벌이라도 더 지급하라"고 말했고, 한 누리꾼은 "아직도 후방에 가면 제조년도 '1952년'이라고 찍힌 수통을 차고 다닌다"며 "사병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곳에 돈을 쓰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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