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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돌리기의 끝', 특검법 청와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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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돌리기의 끝', 특검법 청와대의 선택은?

'시늉내기'식 여야대치 내년 총선까지 장기화 우려

대북송금 특검법을 둘러싼 '폭탄돌리기'가 마지막 차례에 도달했다. 청와대는 여야 정치권에, 야당은 여당에, 여당은 다시 청와대로 떠넘기기만 하던 '폭탄' 특검법. 마지막 차례는 역시 청와대다.

***불신과 오기로 맞선 여야 정치권**

정부 출범 이전부터 노 대통령의 기본 입장은 여야 정치권이 해법을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의혹 규명도 필요하고, 남북관계 유지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으니 더 좀 논의해서 합의점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여야의 불신과 오기가 맞부딪히면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특검수사가 진행되면서 DJ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불려나가고, 그들의 탈법 행태가 드러나는 상황을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특검 자체에 반대했고, 법이 일방통과된 이후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거부권 행사시 야당의 무한투쟁이 시작되고 정국운영이 파탄에 이를 것이란 청와대 측의 걱정에 대해 민주당은 '어차피 한나라당은 사사건건 반대만 할 것'이란 주장으로 맞섰다. 특검법 받아들인다고 한나라당이 개혁입법에 협조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다 잡은 듯 하던 정권 놓친 마당에 특검제 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임했다. 국회 압도적 다수의석을 점하고 있는 마당에 '더 밀릴 수는 없다'는 태도다.

따라서 청와대가 여러차례 여야 협상을 요구했지만 양당 모두 다시 공을 청와대에 되돌릴 뿐이었다. 한나라당은 특검법 강행통과 이후 계속 청와대를 압박했고, 민주당은 영수회담에서 해결하라며 청와대에 책임을 떠넘겼다.

***영수회담 후에도 여야 모두 '시늉내기'만**

이런 와중에 그나마 정치력을 발휘한 건 청와대 측이다. 영수회담을 열었고, 특검법의 수정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수정을 전제로 특검법을 받아들이라는 요구, 한나라당은 최소한 '성명 발표' 정도로라도 성의를 보여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특검법을 공포ㆍ시행한 뒤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추후 협의할 수 있다" 지극히 애매한 성명 발표로 맞섰다. 그나마 '추후 협의'의 의미가 법 개정까지 포함하느냐는 대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법 개정 여부까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궁색한 자세다.

청와대 측이 DJ와 민주당, 그리고 북한 측 눈치를 보며 특검법 서명을 주저하고 있으니,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서명을 위해 뭔가 노력했고 협조했다는 시늉만 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히려 더 심했다. 영수회담에서 수정안을 내놓고 마지막 여야 협의를 당부했음에도 정균환 원내총무는 영수회담 다음날인 13일 하루종일 지역구 행사 때문이라며 서울을 비웠다. 그러다 뒤늦게 정대철 대표가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총무와 대표를 포함한 중진들이 모두 나서 '유연한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나마 '유연한 협상'이란 표현 뿐 여전히 당론은 '특검 반대'이며, 무엇을 협상할 것인지조차 불명확한 상태다.

실제 여야가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14일 총무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이 전부다.

여전히 한나라당은 '한 글자도 못 고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특검은 안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양쪽 다 뭔가 하고 있다는 시늉만 내는 것이다.

***'폭탄돌리기의 끝' 청와대의 선택은?**

청와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가운데 누가 더 국익을 위하는지, 누가 더 합리적인지를 따져서 손을 들어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인태 정무수석은 13일 "한나라당이 `한 자도 못고친다'고 했던 입장보다는 전향적이고, 유연성을 보였지만 운영해보다가 문제가 생기면 우려를 불식하는 수준에서 하겠다는 것인데 민주당이 그것을 믿겠느냐"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수정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개정안도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있어 존중해줄 만한 안인지를 봐야 하며 사실상 조사하지 말자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나라당에게는 법 개정 약속을, 민주당에게는 구체적 수정안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14일 오후로 예정된 국무회의 시간도 늦출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마지막까지 양당이 합의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그간의 경과로 보아 양당의 막판 대타협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어차피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차례는 청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양당 모두 당 개혁안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하기까지 되풀이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양당 새 지도부가 당을 정비하고 청와대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까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자기쪽 이익만 좇는 행태가 되풀이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년 총선까지 지리한 대치가 연장될 가능성도 크다.

'폭탄돌리기'만으로 일관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만 답답하다. '애써 돌리고 돌리던 폭탄'을 받아든 청와대의 마지막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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