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이 집요하게 방송 취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공영텔레비전 <프랑스5>의 다큐멘터리 '일본, 과거의 그림자'가 EBS를 통해 1일 오후 11시55분 재방송된다.
EBS는 지난 14일 광복절 특집 '과거의 그림자, 일본 군국주의는 부활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이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바 있다. EBS는 "일본이 방영 취소를 위한 압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밝혀져 긴급 편성해 방송한다"고 밝혔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18일 프랑스에서 방송됐고, 독도의 명칭을 '독도'라고 명시하고, 일본명인 '다케시마'는 괄호로 처리하는 등 독도 문제와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방송은 '독도'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의 헌법 개정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 일본에 일기 시작한 수정주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특히 전쟁 범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경의를 표하는 총리 등 야스쿠니 신사를 어슬렁거리는 과거의 그림자에 대해 비판하는 동시에 과거 일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방송에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하는 일본 내 양심세력의 목소리는 물론, 군국주의 부활을 부추기는 우익단체 인사 등의 다양한 인터뷰가 소개된다. 일본과 주변국가의 문제를 당사자가 아닌 프랑스라는 제3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미디어의 전쟁개입. '전쟁의 이미지-진실 혹은 거짓'도 볼만
이에 앞서 이날 밤 11시에는 '방송의 날 특집 다큐 스페셜, 전쟁의 이미지-진실 혹은 거짓(원제 Enemy Image)'이 방영된다. <프랑스2>에서 2005년 제작해 방송한 다큐멘터리로, 미디어가 전쟁에 개입할 때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베트남전을 중심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일례로 1965년 미국 CBS의 통신원 몰리 세이퍼는 미 해병대가 베트남 농민들의 작은 마을을 공격하고 방화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도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는데, 당시 존슨 대통령은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어 '당신네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고 격노했다고 한다.
그 이후 베트남 전쟁을 비판하는 유사 보도가 줄을 이었으며, 여론이 나빠지면서 반전 운동이 퍼져가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베트남전 이후 그라나다 침공 등의 전투에서 언론을 철저하게 통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EBS는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미국의 미디어들이 전쟁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더 정확히 말해, 어째서 스토리가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게 됐는지에 대한 신랄한 보고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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