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박의 세계를 아십니까?

[DVD 월드] 투 포 더 머니 Two for the Money

감독 D.J. 카루소 출연 매튜 매커너헤이, 알 파치노, 르네 루소 시간 122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2.40: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 출시 소니픽쳐스 2005년 <테이킹 라이브즈>의 D.J. 카루소 감독이 흥미진진한 스포츠 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투 포 더 머니>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스포츠 도박에 관한 이야기다. 미국은 스포츠 산업이 대규모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 각 종목별로 큰 경기의 경우 거대한 도박판이 벌어진다. 단순히 경마장에서 약간의 판돈이 오가는 수준이 아니라, 수십만에서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베팅하는 큰손들이 활약하는 것이다.

투 포 더 머니 DVD ⓒ프레시안무비

제작진의 설명에 의하면 미국의 스포츠 도박 시장은 한화로 약 3조원 규모에 달한다.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걸었다가 파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심심풀이로 약간의 용돈을 스포츠 도박에 투자하는 갑부도 있다. 그리고 이들이 베팅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포츠 예측사들이 있다. 각 팀에 대한 정보와 경기의 흐름을 꿰뚫으면서 직관에 따라 어떤 팀이 이길지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브랜던 랭(매튜 매커너헤이)은 대학 풋볼팀의 스타 플레이어였지만 부상 때문에 은퇴한 뒤 라스베이거스의 900 전화 서비스에서 일하는 처지다. 경기 승자를 예측하는 전화 서비스로 시간당 10달러를 버는 처지지만, 풋볼에 대한 지식으로 상당히 높은 적중률을 기록하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의 스포츠 경기 분석 전문 업체의 대표 월터(알 파치노)가 연락을 해온다. 월터는 브랜던을 스카우트한 뒤 뉴욕에서 스포츠 도박판의 스타로 키운다. 브랜던은 '존 앤소니'라는 이름으로 TV 스포츠 조언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기의 승패를 정확히 예측하면서 명성을 휘날린다. 덕분에 월터의 회사는 점점 고객이 늘어나며, 브랜던 역시 맨해튼의 화려한 삶을 만끽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포츠 도박의 세계는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투 포 더 머니 Two for the Money ⓒ프레시안무비

<투 포 더 머니>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스포츠 세계의 이면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알 파치노와 매튜 매커너헤이, 두 배우의 저력이 돋보인다. 알 파치노가 연기하는 월터는 순간의 쾌감을 위해 짜릿한 도박의 세계에 중독되어 있는 인물이다. 브랜던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판돈을 점차 키우면서 '대박'을 향한 투지를 불태운다. 브랜던은 욕조차 할 줄 모르는 순진한 청년에서 점차 전문적인 도박 예측사로 변해가지만, 결국 이 세계의 가혹함을 알아차린 뒤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애니 기븐 선데이>의 냉정한 승부사, <데블스 에드버킷>의 잔혹한 악마를 연기했던 알 파치노는 이 작품에서도 전작들처럼 빛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실제 스포츠 도박사였던 브랜던 링크의 실화를 각색했다. 시나리오 작가 댄 길로이가 LA의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실제의 브랜던 링크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영화화를 결심한 것.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이점을 충분히 살린 영화는, 슈퍼볼을 둘러싼 스포츠 도박의 냉혹한 세계를 힘 있게 풀어나간다. 서플먼트로는 실제 브랜던 링크와 작가 댄 길로이의 16분 분량의 인터뷰, 그리고 제작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메이킹 다큐멘터리, D.J. 카루소와 댄 길로이의 음성해설 등이 담겨 있다. 극장에 개봉하지 않고 DVD로 곧장 출시된 만큼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투 포 더 머니 Two for the Money ⓒ프레시안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