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을 지냈던 서울시 교육위 김귀식 의장이 22일 전교조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 김 의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줄을 잇고 있는 전교조 초기 활동가들의 전교조에 대한 자성 촉구 목소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교조, 이제는 유연해져야 할 때"
제4대 교육위원으로서 임기 만료를 9일 남겨두고 있는 김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의 전교조는 친화력과 포용력, 정치력이 없고 너무 투쟁 일변도로만 나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번 교육위원 선거에서 참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어 "초보운전자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뻣뻣하지만 10~20년 운전하면 노련해지는 것 아니냐"며 창립 17주년을 맞은 현 전교조 지도부가 보다 유연한 태도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내가 교육위 의장으로 있을 때 전교조의) 교육청 앞 집회를 줄여보려 했는데 그렇지 못해 많이 아쉽다"며 "투쟁 일변도의 집회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을, 진보세력이 보수세력을 서로 원수 보듯 하면 안 되고 반려자가 돼야 한다"며 "서로를 원수 보듯이 하는 진보와 보수 세력은 가짜"라고 말했다.
"자기 일에 미친 교사가 필요하다"
그는 현재의 교직 사회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 의장은 "1시간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놀 시간이 없다"면서 "교사도 자기 일에 미친 사람이 해야 하며 끊임없는 자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사꾼이 매일 논에 나가서 벼를 돌보듯 교사들도 항상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이는 아이들이 교육을 제때 받지 못하면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교육정책의 잦은 변화를 탓하기에 앞서) 교육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든지 교사는 스스로 알아서 교육을 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획일적이고 주입식인 교육은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가 합법화되기 이전인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전교조 위원장을 지냈던 김 의장은 2002년 서울시 교육위원에 당선돼 현재 서울시 교육위 의장을 맡고 있으며 1958년부터 1999년까지 경복고ㆍ혜화여고ㆍ경기여고ㆍ성동고ㆍ상계고ㆍ중화고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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