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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품권 폐지 법안'은 왜 폐기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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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품권 폐지 법안'은 왜 폐기됐을까?

관련단체, 의원들 대상 로비 의심…"의원들 도움 약속"

문화관광부의 경품용 상품권 지정,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바다이야기' 심의 과정 등과 관련된 각종 로비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 4월 국회에서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을 제출했다가 폐기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법안이 발의된 뒤 성인오락실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컴퓨터산업게임중앙회(한컴산)'가 조직적으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경품용 상품권 업체들은 열린우리당 신기남 문희상 의원과 우상호 대변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여야 의원들에게 고액의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작년 4월 상품권 폐지법안 제출됐다 12월 폐기

강혜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해 4월 경품용 상품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음반 ·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개정법률안'을 여야 국회의원 26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 당초 이 법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 절차를 거쳐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11월 17일에야 상정돼 국회 문광위 1차 법안심사소위(11월 22일)와 2차 법안심사소위(12월 5일)를 거치면서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됐다. 이어 12월 6일 열린 문광위 회의에서 이 개정안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대안으로 하기로 최종 의결돼 자동 폐기됐다.

지난 해 정기국회의 논의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28일 제정된 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애초 강 의원이 제기했던 경품용 상품권 등 유가증권과 귀금속을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 법안심사소위 의원은 열린우리당 우상호, 이경숙, 김재홍 의원, 한나라당 박형준, 정종복 의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6명이었다.

한컴산 "몇몇 의원들 도움 약속해"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이 발의된 뒤 한컴산 측은 법안 발의에 찬성한 의원들과 법안을 심사하는 문광위 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한컴산은 지난해 4월 14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글을 올려 "이번 상품권 폐지를 그 어떤 조치를 취하는 한이 있더라고 온몸으로 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번 발의안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을 수차례 방문해 업계의 실태와 상품권 폐지 시 발생하는 업계의 피해를 전달했으며 그 이후 법안심사 국회의원들도 방문해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한컴산은 이어 4월 21일자 공지에서 "상품권 폐지 법률을 저지하기 위해 문광위 의원들과 법안 발의에 찬성한 의원을 계속 접촉하고 있으며 몇몇 의원께서는 업계의 현실과 폐지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 공감하고 도움을 약속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산업 팽창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7일 고위당정회의에서 내년 4월까지 유예기간을 둔 뒤 경품용 상품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상품권 업체, 여야 의원들에게 고액 후원금

한편 <조선일보>는 22일 열린우리당 신기남 우상호 의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삼미, 티켓링크, 한국문화진흥 등 경품용 상품권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상당액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을 심의하기도 했던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작년 4월 ㈜티켓링크 대표 우성화(42) 씨에게서 300만 원의 정치자금을 받았고, 문희상 의원은 작년 2월 티켓링크의 전 공동대표(2002년)였던 마의웅(65) 씨로부터 3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티켓링크는 올해 4월 상품권 업체로 지정됐다.

신기남 의원은 ㈜삼미 공동대표 김영헌(54)씨로부터 작년 2월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삼미 공동대표 박원양(63) 씨에게서 작년 6월 300만 원을 받았고, 같은 당 김정훈 의원도 박 씨에게 지난 2004년 10월 500만 원을 받았다. 박원양 대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회동'에 참석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7억여 원의 적자는 냈던 삼미는 올 3월 상품권 업체로 지정되면서 3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한편 이종걸 의원은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 김성준 이사에게 작년 2월 500만 원을 받았다. 유기홍 의원은 한국문화진흥 김준묵 전 대표로부터 작년 한 해 동안 13차례에 걸쳐 160만 원을 받았다.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도 이 회사 이상진(53) 현 대표로부터 작년 12월 500만 원을 받았다.

신중식 민주당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이던 2004년 5월, 아바타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동원리소스의 대표 이혁배(66) 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

의원들은 한 사람에게 최고 500만 원의 합법적인 후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선관위는 매년 120만 원 이상의 고액 후원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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