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괴물>의 흥행은 근대화 강박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괴물>의 흥행은 근대화 강박증?

[박스오피스] 8월4일~8월6일 전국박스오피스

불과 개봉 2주만에 전국 700만 관객 가까이 모은 <괴물>의 흥행파워에 대해 뭐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모으듯, 그리고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바라듯, 이 영화의 흥행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궁금해질 뿐이다. <왕의 남자>의 흥행을 깰 것인가? 근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그것보다는 이 영화와 영화의 흥행이 한국영화문화의 새로운 결과 무늬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떤 감독은 이 영화의 흥행을 두고 우리가 갖고 있는 일종의 '근대화에 대한 강박증'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열등주의, 할리우드에 대한 근원적 사대주의가 <괴물> 흥행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흠,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얘기다. 그 지적이 옳고 그른지는 차치하고 모두가 다 괴물,괴물하고 떠들 때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우리는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는 경향이 많다.
예상을 깨고 <플라이 대디>는 저조했고 <스승의 은혜>는 선전했다. <플라이 대디>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 특히 이 영화의 제작사가, 이준기의 인기가 높은 만큼 초기 흥행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하지만 그건 다소 안이한 생각이었다고 보여진다. 이준기의 매력과 인기는 다소 거품 양상이 있다. '예쁜 남자'는 일부 세대나 계층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이틴 대상의 슬래쉬 무비를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18세 관람가를 받았던 <스승의 은혜>는 우려와는 달리 전국 280,000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작품의 질감, 마케팅 수준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로 분석된다. 그 전주에 극장 천지가 온통 <괴물>이었다는 점, 그래서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 이 영화의 흥행선전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부적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더 컸다는 얘기이고 따라서 아마도 한 주 정도 더 바짝 관객들을 만나고 나면 그 이상 극장에 남아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와 <캐러비안의 해적>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요량으로 보이지만 개봉 초반을 생각하면 다소 안쓰러운 모습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제 서서히 종영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 적은 400만 관객 선에서 멈출 공산이 크다. 강우석 감독이 자존심이 상했을까? 그런데 그게 자존심이 상할 얘기일까. 어떤 평론가의 얘기대로 강우석 감독은 큰 영화보다 작은 것을 지향하는 영화, 예컨대 <투캅스>나 <공공의 적1>같은 영화에서 장기를 더욱 발휘하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 이후 조금 자세를 낮추면 다시 한번 작가로서의 기량을 발휘할 것이다. 대중들은 아직 강우석을 버리지 않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자사 계열의 케이블TV인 채널CGV와 공동으로 제작, 상영과 방영을 해내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는 일단 극장쪽에서는 취약한 승부력을 보이고 있다. 영화와 방송자본이 결합하고 제작방식을 합치는 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 TV와 영화는 결국 한 지붕에서 같이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널CGV의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는 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