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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지도자는 죽을 때 죽을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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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지도자는 죽을 때 죽을 줄 알아야"

<인터뷰> '2002년 시민운동가상' 받은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상임대표, 자매의집 원장)가 '2002년 최고의 시민운동가'에 선정돼 11일 수상식을 가졌다.

문정현 신부는 "벌써 몇 년 동안 미국의 잘못된 행동들을 규탄하며 반미 현장에서 싸워 왔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과제가 너무 많아 수상하러 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며 "밑바닥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이런 상을 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1- 문 신부의 수상모습>

'시민의 신문'(발행인 이형모)이 전국 80개 단체의 시민활동가 2백명의 직접투표를 통해 선정한 문 신부를 직접 만나 보았다.

문 신부는 미국이 추진중인 이라크 전쟁에 대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며 "미국이 이라크를 친 다음에 북한을 친다면 우리가 뭐라고 하고 막을 것이냐"고 반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문 신부는 또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 압박과 관련해서도 "핵무기 없는 나라들이 미국에 할 소리를 반대로 미국이 북한에 하고 있다"며 "힘 있는 자들의 행패"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북한 4천억 지원설에 대해서는 "정치비리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가 아주 엉망"이라고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새로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는 "지도자는 죽을 때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충고를 던졌다.

다음은 문정현 신부와의 인터뷰 전문.

***"뉴욕타임스 등 미국언론 왜곡 심하다"**

프레시안: 수상 소감은.
문정현 신부: 아래서부터,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프레시안: 현실문제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문 신부: 1974년 민청학련과 인혁당 사건이 구체적인 계기가 됐다. 사람을 참혹하게 고문하는 독재정권과 싸워야 한다고 결심했다.

프레시안: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문 신부: 효순이, 미선이의 억울한 죽음이 월드컵과 대선에 그냥 묻혀 버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촛불집회를 통해 우리의 마음과 뜻이 이어졌다. 바위와 달걀의 싸움이었지만 달걀로 바위를 계속 치니까 하늘이 우리를 돕기 시작한 거다. 아직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의식이 바뀌었다.

프레시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 가?
문 신부: 매향리 사격장 문제, 노근리 학살, 한강독극물 방류, 기름유출, 미군범죄 등 아무 것도 아직 해결이 된 일이 없다. 이는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나 법이 없기 때문이다. 소파(SOFA)등 제도적 장치들이 개정돼야만 한다.

프레시안: 9일 미국의 한 방송(CBS)에서는 한국의 반미열기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문 신부: 자기들 마음대로 왜곡하고 매도하라고 해라.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밝히지 않고 사실을 왜곡하고 보도하면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이다. 국가간에 관계가 평등한 것이 정상이라면 우리의 요구는 정당한 것이고 그렇다면 소파를 개정하지 않는 한 반미를 할 수밖에 없다. 반미를 당연히 해야지. (문 신부는 가끔 '뉴욕타임스'사이트를 보는데 그곳에도 왜곡이 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라크전은 우리의 일과 무관하지 않다"**

프레시안: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견해는?
문 신부: 이라크전은 우리의 일과 무관하지 않다. 정녕 우리의 분단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이 이라크를 친 다음에 북한을 친다면 우리가 뭐라고 하고 막을 것인가. 지금도 미국은 한반도 무기증강을 한국정부와 상의를 하면서 하지 않는다. 럼스펠드가 이라크와 북한 모두에서 동시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미국은 달라진 것이 조금도 없다. 이라크전쟁은 10년 전 부터 미국 석유재벌들이 요구한 것이다.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송유관을 설치하고 중국과 동남아까지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북핵 문제로 우려의 소리가 높다.
문 신부: 미국은 북핵문제에 뭐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사막에서 핵실험을 계속하고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 있는 나라들은 말할 자격이 없다. 핵무기 없는 나라들이 미국에 할 소리를 미국이 북한에 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나 북한에 대한 압박은 힘 있는 자들의 행패다. 이라크나 북한을 상대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미국이 망하는 길이다.

***"정치가들이 아주 개판이다"**

프레시안: 현 정부가 북한에 2억달러를 송금한 것과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문 신부: 이 사안은 정치비리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섭섭한 적이 많지만 대북 문제만큼은 김대중대통령이 옳았다고 본다. 정치가들이 아주 개판이다. 한나라당은 그런 국익에 도움이 되고 평화를 이룬 행위도 다 까발리겠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은 그보다 더했던 사람들이다. 정말이지 뻔뻔하다. 북풍 일으키려고 돈 퍼주지 않았나? 지금 돈을 줬다고 하는데 그럼 현대상선이 따낸 특혜가 얼마만큼 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엄청난 이권이다. 물론 투명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안은 다 내 놓고 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비리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레시안: '미 제국주의'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문 신부: 집회에 미국인 수녀님도 오시고 귀화한 미국계 한국인도 온다. 미국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것을 알면서도 고자세를 취하는 것에 대한 반대다. 제국주의를 어렵게 보지 말고 한 나라가 힘이 세다고 다른 나라에게 '지 맘 대로하는 것'이 제국주의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자기 맘대로만 하고 자기 입장만 고자세로 주장하는데 그런 것을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프레시안: 보수층은 안보문제로 불안해 하기도 한다.
문 신부: 현재의 상황을 사실을 근거로 해서 생각하고 판단을 해야 한다. 남북관계나 한미관계를 그런 시각에서 봐야한다. 쓰라리고 아픈 지난 과거만 기억하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미군철수하면 그냥 나라가 무너진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미군이 철수해서 생기는 경제적 불이익이 다소간 있더라도 감수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에 기대를 안 한다"**

프레시안: 곧 출범할 노무현정부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문 신부: 노무현 정부에 기대를 안 한다.

프레시안: 그 이유는?
문 신부: 사실 우리들이 함께 군사독재 물리치고 재야운동을 경험한 대통령이 벌써 3번째다. 재야출신 대통령이 3번째라는 말이다. 하지만 노 당선자 주변을 보면 '그러면 그렇지'하는 것이 많다. 노 당선자 개인의 의지만으로 일할 수는 없다. 노무현 당선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큰 우려를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노무현 당선자를 위해 충고를 한다면.
문 신부: 가난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애착과 동정심을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찾아서 행하길 빈다.

***"지도자는 죽을 때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

프레시안: 더 조언할 것이 있는지?
문 신부: 지도자는 죽을 때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 역사를 보면 그런 지도자들이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 자기를 다 버릴 줄 아는 사람만이 후대에 지도자로 존경을 받는다.

프레시안: 좀 벗어나는 질문인데 전북지역 문제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의견은?
문 신부: 도올 김용옥씨가 얼마 전에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해준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농업기반공사나 이권이 걸려있는 일부 단체나 인사들은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괴물' 같다는 느낌도 든다. 지역에서도 이 문제로 갈등이 많다.

<사진 2>

프레시안: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문 신부: 나는 평등한 한미관계 특히 소파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도 중요하다. 정리해고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 일용직·비정규직 노동자문제, 수입개방에 맞서는 농민들의 싸움이 모두 중요하다. 모두가 근원적으로는 미국을 위시한 가진 나라의 횡포에 대한 저항이다. 각자 관심분야에 더욱 노력하면서 전반적인 문제에도 모두 동참해야 한다.

프레시안: 경찰은 '깡패신부'라고도 부르는데 문 신부의 정식직함을 보면 '자매의 집' 원장으로 나와 있다.
문 신부: 익산에서 정신지체아를 위한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설립자 겸 원장이다. 정원이 50명인데 현재 41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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