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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어렵지만 해고는 쉽다"

국가인권위 장애인에 대한 고용차별실태 조사

장애인들이 노동시장에서 취업과 승진은 비장애인 보다 어려운 반면 징계나 해고는 비장애인보다 쉽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업체중 93.8%가 체용과정에서 차별**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인권상황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조사하여 10일 공개한 ‘장애인고용 및 승진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낸 455개 모집회사 가운데 93.8%인 427개 업체가 채용과정에서 연령제한 등의 직, 간접적 방식으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고 신체조건 표기(70.5%), 시험이나 면접시 장애인에 대한 배려 부재(98.9%), 인터넷 서류 접수시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부재(82.2%)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

장애인은 취직을 위한 면접에서 50.7%가 ‘장애가 있음에도 일을 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차별적인 질문을 받고, 특히 여성장애인의 경우 34.8%가 ‘결혼 후 직장생활 여부’에 대한 질문을, 27.3%는 ‘장애인으로서 직장과 육아 등을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장애인들은 면접 시 남성장애인에 비해 차별을 더 심하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사시험에서도 장애인의 82.4%가 적절한 배려조치가 없어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답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대필 및 시간배려부재(82.4%)나 편의시설 미비(71.2%) 외에 상이한 합격기준을 적용한 경우(23%)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진이나 승급에 있어서 장애인들의 22.5%가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채용 시 직급배치 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한 장애인의 비율은 17.8%였다.

직무배치의 경우 3백인 이하 개인회사의 단순노무직 여성장애근로자가 가장 심각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발달장애 및 정신지체 근로자의 상황도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임금차별을 경험한 장애인 근로자는 23.3%였으며, 육아 및 산전후 휴가 등에서 차별을 당한 여성장애인 근로자는 31.4%였다.

장애인 근로자의 67.9%는 ‘노동시장에서의 차별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장애인들이 차별을 공적인 문제로 판단하기보다는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문제로 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고 및 퇴직단계에서 차별은 79.1%**

장애인에 대한 해고 및 퇴직 단계에서의 차별은 조사대상 업체의 79.1%가 신체기능 및 정신상의 장애를 이유로 직권면직이나 해고·퇴직 규정을 인사규정에 포함하고 있었으며,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복직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퇴직 시 비(非)장애인근로자와 다른 정년 제도를 두거나(11.3%) 인원감축이나 정리해고시 장애가 우선적으로 고려(15.2%)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여성장애인이나 정신지체,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정년감원이나 해고시 차별이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애인 고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애인 관련 각종 편의시설 설치율은 공장이 44.0%, 터미널 39.5%, 학교 45.8%, 일반 업무시설 41.8% 등으로 나타나 50% 이상의 비율을 보인 곳이 없을 만큼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이나 고용주의 노력 뿐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가 절실한 상황**

이번 조사를 담당한 국가인권위원회 연구담당관실 안상희 사무관은 “이번 조사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장애인에게 취업은 어렵지만 해고는 쉽다는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평등권 보장을 위해서는 장애인 개인이나 고용주의 노력 뿐 아니라 사회적인 인프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사무관은 “이번 연구는 장애인의 노동권 보장을 인권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행위와 아울러 연령 등 다양한 제약조건을 활용하는 ‘결과적 차별’(실질적 차별)이라는 문제를 구체화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정부의 장애인 노동권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 사무관은 “특히 주목할 것은 기존의 차별이 아직도 존재하는 가운데 연령이나 다른 교묘한 방법으로 취직이나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결과적 차별’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이고 “앞으로 단순한 장애자 복지가 아니라 차별철폐와 고용평등의 차원에서 이 문제가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가 장애인 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455개 업체의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토했으며, 22개 업체의 인사규정을 수집하여 공무원 규정과 비교·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와는 별도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취업연령 제한에 따른 장애인 고용차별 사례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우 재활치료나 편의시설 미비 때문에 취학을 연기하거나 재학 도중 휴학을 해야 하는 경우가 74.5%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제한’이 장애인 취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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