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슬래셔 무비 <스승의 은혜>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관람가'를 받아 흥행에 타격이 예상된다. <스승의 은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6년이 지난 어느 날, 은퇴한 여교사의 별장으로 찾아온 일곱 제자가 그리는 공포를 다룬 작품. '슬래셔 무비'란 피 튀기는 무차별 살인과 사지 절단 등 강도 높은 잔혹 영상을 가감 없이 연출하는 공포영화의 한 장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화 <스승의 은혜>는 기존 슬래셔 무비에서 사용돼 온 칼, 도끼, 망치 등의 살인도구 대신 컴퍼스, 스테이플러, 야구 방망이 등의 '학용품'을 살인 무기로 사용해 잔혹한 영상미를 선보였다는 것이 등급위 쪽의 판단. <아랑>과 <어느 날 갑자기> 시리즈, <유실물> 등 최근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고 개봉된 공포영화들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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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 ⓒ프레시안무비 |
그러나 <스승의 은혜>가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에는 또 다른 윤리적 기준이 적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영화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승의 은혜>는 등장인물 가운데 한명인 박 선생(오미희)이 학생들에게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체벌과 언어폭력을 일삼고 그녀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유년의 커다란 상처를 입은 제자들은 복수를 다짐하고, '피'의 복수를 감행한다는 이야기다. 영화 관계자들은 교사 체벌 문제와 교권 실추 등 교육계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체벌 교사와 제자들의 복수'라는 민감한 소재의 영화를 '일반 학생'들이 관람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등급 판정에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등급위 판정에 대한 재심청구는 개봉 15일 전에 가능하며 8월 3일에 개봉되는 <스승의 은혜>는 이에 따라 재심청구없이 '18세 관람가'로 개봉하거나 개봉일을 늦춰 재심청구를 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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