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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훈 이적파동과 '국제룰' 무시한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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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훈 이적파동과 '국제룰' 무시한 FC서울

[프레시안 스포츠]이적료가 백지훈 해외진출 족쇄 될 수도

백지훈의 이적 파동으로 프로축구계가 어수선하다. FC 서울은 수원 삼성과 백지훈의 이적에 관해 합의를 마쳤지만 백지훈 측이 선수 동의 없이 이뤄진 이적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

수원 삼성은 백지훈과 연봉 협상 등 입단절차를 밟고 이적 마감시한인 7월 31일 전에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백지훈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최악의 경우 FC 서울이 백지훈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백지훈 파동의 근본 원인은 선수의 입장을 배제한 채 두 구단이 극비리에 이적 결정을 한 데에 있다. FC 서울의 한웅수 단장은 "선수가 희생됐다는 시선으로 비쳐지는 게 안타깝다. 어느 종목이든 트레이드는 구단 간에 극비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수의 의사를 일일이 물어서 처리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구단들도 선수의 동의 또는 에이전트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선수들의 이적을 강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 25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백지훈 이적파동에 대해 "적어도 FC 서울이 백지훈의 이적을 추진할 때 선수 측과 협의가 있어야 했다.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으로 세계 축구계는 변해 있는 상황인데 아직도 K리그에서는 해묵은 관행을 답습하는 것 같아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이 에이전트는 이어 "FC 서울은 성인 대표팀이나 청소년 대표팀이 FC 서울 소속 선수를 차출하려고 할 때 FIFA의 선수 소집 규정대로 선수를 차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팀이다. 이처럼 원칙과 규정을 중시하던 FC 서울이 이번 백지훈 선수 이적의 경우에는 '국제룰'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24일 출국한 이영표도 매스컴을 통해 백지훈의 이적파동을 접한 뒤 안타까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로서는 선수를 중심에 두지 않아 발생한 백지훈의 이적파동을 납득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이적할 때 선수 동의를 받는 부분은 FIFA(국제축구연맹)의 규정으로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유럽축구계에서는 일종의 불문율처럼 행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6년 보스만법(法)이 발효된 뒤 세계 축구계의 흐름은 철저하게 선수의 자유를 보장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보스만법은 1990년 벨기에 축구선수 장 마르크 보스만이 벨기에 RFC 리에주 클럽팀에서 프랑스의 뒹게르크팀으로 이적하려다 소속 구단의 동의 없이 이적할 수 없다는 규정에 묶이자 선수들에게 불리한 이적규정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5년에 걸친 법정싸움 끝에 유럽 사법재판소는 지금까지 축구선수들의 이적규정이 유럽연합 소속 근로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한 로마조약에 위배된다고 선언했고 이듬해 UEFA(유럽축구연맹)이 이를 받아들였다. 보스만법의 제정으로 계약만료된 축구선수는 자유롭게 다른 팀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적료 문제도 백지훈 이적파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수원 삼성은 FC 서울에 15억 원의 현금으로 주고 백지훈을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향후 해외진출을 꿈꾸고 있는 백지훈 측은 이 이적료가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6개월이 지나면 FC 서울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는 백지훈 측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백지훈은 내년이 되면 이적료 없이 국내외 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원이 15억의 이적료를 내고 백지훈을 데려가려 하기 때문에 백지훈은 그만큼 해외진출에 불리한 여건을 안게 된 것도 사실.

하지만 한웅수 FC 서울 단장은 "프로 팀은 수익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는 트레이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백지훈의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팔 수밖에 없었고, 시기도 적절했다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구단의 수익창출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한 단장은 "트레이드로부터 발생한 수익은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투입된다. FC 서울이 '대표팀 육성소'라는 말을 듣는 것도 꾸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신인 선수에 대해 투자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백지훈과의 계약이 만료되기 전 이적료를 받으려는 구단의 입장과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내심 생각하고 있던 백지훈 측의 이해관계가 맞부딪친 셈이다.

26일 FC 서울은 수원 삼성과 일전을 치른다. 서울은 무승부만 기록해도 삼성 하우젠컵 2006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백지훈의 모습을 볼 수는 없다. FC 서울이 이적 파동의 주인공인 백지훈을 엔트리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FC 서울이 상대할 팀이 백지훈의 이적에 합의했던 수원 삼성이라는 점도 백지훈의 엔트리 제외에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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