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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네번째 층 – 어느날 갑자기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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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네번째 층 – 어느날 갑자기 두번째 이야기

감독 권일순 | 출연 김서형, 김유정 제작 토일렛 픽쳐스, CJ 엔터테인먼트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90분 | 2006년| 상영관 CGV 총 4개 영화로 구성된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는 여러모로 새로운 기획력이 돋보이는 공포영화다. 일단 한국영화 최초로 극장과 지상파 TV에서 동시 개봉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가위>, <폰> 등 공포영화로 이름을 알린 안병기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도 눈에 띈다. 유수의 배급사와 방송사, CJ 엔터테인먼트와 SBS가 이 영화로 손을 잡은 것도 그렇다. 영화의 원작은 PC 통신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유일한의 동명 공포 소설이다. <네번째 층 – 어느날 갑자기 두번째 이야기>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다.
네번째 층 – 어느날 갑자기 두번째 이야기 ⓒ프레시안무비
건축회사에서 일하는 민영(김서형)은 6살짜리 딸 주희(김유정)와 신축 오피스텔 504호에 새로 이사를 온다. 민영 모녀가 이사온 5층은 실제로 오피스텔의 4층. '4'라는 숫자가 불길하단 이유로 4층을 건너뛰고 바로 5층으로 표기한 것. 이사 첫날부터 오피스텔 사무소 직원들은 뭔가를 숨기는 눈치고 304호에 산다는 남자는 인상이 서늘하다. 섬찟한 분위기의 모자(母子)가 목격되는 가운데, 민영은 회사 일 때문에 정신이 없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주희는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카메라는 민영의 집과 아파트 계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는 그다지 많은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깔끔한 공포를 선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의 주된 설정은 '아이를 집에 두고 회사 일에 쫓기는 싱글 맘의 처지'와 '혼자서 집을 봐야 하는 아이의 외로움'이다. 민영은 집에 빨리 돌아가겠다고 약속하지만 회식 자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고, 민영이 새로 구한 도우미 아주머니는 그녀 몰래 게으름을 피우며 주희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싱글 맘의 고충과 혼자 된 아이에 대한 연민을 적절하게 표현한 김서형의 연기가 좋다. 아역배우답지 않게 능숙하게 서늘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김유정의 연기도 인상 깊다. 혼자 집에 있던 주희는 자꾸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며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민영은 주희가 자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자 아이를 나무라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결국 민영은 오피스텔의 감춰진 4층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사회의 폭력과 냉담한 시선으로부터 외면당한 사회적 약자의 슬픔을 목격한다. 영화 제목인 '네번째 층'은 많은 사람들의 묵인 속에 철저하게 격리된 소외 계층의 슬픔을 상징한다. 그 사회적 의미는 만만치 않지만 차분히 복선을 캐가기 보다는 이야기의 해결점을 지나치게 뒷부분에 몰아 넣고 대신 반전으로 효과를 볼 요량이었던 탓에 오히려 드라마가 다소 느슨해진 점이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체 구성은 비교적 잘 짜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매끈한 공포영화라는 표현은 그래서 나온다. 과도하게 욕심부리지 않은 저예산 공포영화의 간결한 미덕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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