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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다음부터 수업 안 들어와도 돼”

인권위, 대학사회 여성장애인차별 사례연구 펴내

“넌 다음부터 수업 안 들어와도 돼”
“도움도 안 되잖아”
“학점은 내가 알아서 줄게”

한 대학의 교양영어과목 첫 시간에 강사가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했다는 발언들이다.

여성장애인은 가족이나 교사의 낮은 기대치에 의해 수학능력개발을 위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고 장애인 집단 내에서도 ‘여성’으로 이중적인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들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2002년 10월부터 2003년 1월까지 여성장애인의 이중차별에 대한 사례연구를 실시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인권위사진>

이번 조사에서 따르면 여성장애인은 교사나 교수는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낮은 기대치에 의해 수학능력개발을 위한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학생들에 따르면 일부 교수들은 ▲여성장애인에게 출석 부르지 않기 ▲결석 권하기 ▲계속 똑같은 점수를 주는 등 획일적 평가 ▲질문하지 않기 ▲취업 추천하지 않기 등의 태도를 보임으로써, 여성장애인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장애인은 가족 내에서도 ‘위험한 세상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이유로 상급학교 진학을 반대하고 직업교육이나 집중적인 물리치료 권하는 등의 태도를 보임으로써, 수학능력 개발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은 일부 동료학생들도 ▲공동과제 작성 과정에서 역할분담 제외 ▲귀찮은 일을 일방적으로 떠맡기기 ▲조모임을 하는데 연락 안하기 등의 방법으로 장애인 학생을 차별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장애인을 무성적(無性的) 존재로 규정하는 사회적 태도에 의해 인격이 무시되는 경험을 할 뿐 아니라 성폭력 피해에도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례로 여성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남녀공용으로 설치하거나 남자화장실 안에 설치하고 출입문을 비닐 커튼으로 설치한 사례 등이 지적됐다.

특히 동료나 학교직원 중에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도움을 빙자해서 여성장애인에게 신체접촉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내에서 여성장애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에 교내에서 지나가던 남학생이나 교직원이 도움을 빙자해서 신체접촉 등 성희롱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답변에 의하면 일상생활에서 여성장애인을 위한 기본적인 배려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교 여학생 휴게실의 경우 비(非)장애여성 중심으로 시설과 공간이 마련돼서 여성장애인은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자동판매기의 경우 역시 비장애여성의 키 높이에 맞게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를 탄 여성장애인이나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여성장애인에게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대학교 내에서 활성화 되고 있는 장애대학생 모임에서도 남학생이 주도가 되고 있어, ‘이중의 소수자’로써 여성장애인의 요구는 가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장애대학생으로 이루어진 동아리에서도 회장을 비롯한 간부 직책은 남학생이 대부분 차지한다거나 장애인단체에서 뒤치다꺼리는 여성장애인의 담당으로 고정하고 남성장애인이 여성장애인에게 “여자가 뭐야” 라는 식의 성차별적 발언 또는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성장애인을 전담할 수 있는 도우미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하고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여성문제와 장애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인권교육이 절실히 요청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현재 재학 중인 여성장애인 28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방식을 통해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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