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빗장수비'라는 비판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이탈리아 축구는 지네딘 지단을 퇴장시킨 마르코 마테라치의 '트래시 토크'로 톡톡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늦깎이 수비수' 마테라치는 골든볼을 수상한 지단에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테라치는 거친 수비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 네스타가 부상당했을 때 외신은 그 공백을 메워야 할 마테라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의 수비 스타일은 위험한 파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태클의 목표점은 대부분 공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인테르나치오날레에서 뛰는 마테라치는 '더비 매치'인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안드리 솁첸코의 장딴지를 걷어차는 심각한 반칙을 저질러 아직도 축구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시에나 클럽의 브루노 시릴로를 주먹으로 가격해 2개월 출장 정지도 받기도 했다.
1998~99시즌 잉글랜드의 에버튼에서도 마테라치는 거친 수비로 악명을 떨쳤다. 그는 27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경고 12회, 퇴장 3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최대 장점은 '골 넣는 수비수'라는 것. 마테라치는 2000~2001시즌 페루자에서 12골을 성공시켰다. 명문 클럽 인테르나치오날레가 1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페루자에서 뛰던 그를 모셔온 이유다. 1000만 유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 사상 수비수로서는 최고 이적료 액수였다.
실제로 마테라치의 공격 능력은 이탈리아 리피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마테라치는 이번 월드컵에서 2골을 뽑아내며 골잡이 루카 토니와 함께 이탈리아 최고 득점자가 됐다. 특히 결승전에서 뽑아낸 헤딩골은 자신의 존재를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는 계기가 된 게 사실이다.
마테라치는 거칠고 험한 수비로 악명이 높긴 하나 모욕적인 언사로 상대 선수를 자극하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라치오의 감독이었던, 마르코 마테라치의 아버지 주제페 마테라치는 그의 아들이 이번 사건의 진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주제페 마테라치는 "내가 마르코에게 직접 들어 본 결과 지단이 먼저 내 아들을 화나게 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지단과 마테라치가 펼친 신경전의 전말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은 갖가지 추측성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브라질 방송사 <글로보>는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너의 동생은 창녀'라고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BBC>도 입술의 모양으로 대화 내용을 파악하는 이탈리아의 독순술 전문가를 인용해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나는 추한 너와 네 가족이 죽기를 희망해'라는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진실은 두 사람만이 아는 것. 왜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 입을 닫고 있는지 그 사연이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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