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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수탉 잠 깨운 '프랑스의 박지성' 리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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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수탉 잠 깨운 '프랑스의 박지성' 리베리

[프레시안 스포츠]伊 빗장수비에 맞서는 佛 '신형엔진'

어느 세계에서나 악동은 존재한다.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대표적인 악동은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였다. 하지만 그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포르투갈과의 8강 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악동적 기질이 발동했던 탓일까. 그는 상대 선수의 급소를 밟는 파울을 범했고, 바로 그 순간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희망은 날아갔다.

하지만 루니가 떠난 독일 월드컵 무대에는 펄펄 나는 또 다른 악동이 남아 있다. 그의 이름은 프랑크 리베리. 승부욕이 강하기로 소문난 리베리는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으로 '늙은 수탉' 프랑스의 잠을 깨웠다.

스페인과의 16강 전에서 그의 돌파력은 절정에 올랐다. 그는 이 경기에서 비에라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 프랑스 쪽으로 분위기를 돌려 놓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리베리는 공이 있는 곳에는 늘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랑스의 '박지성'이라고 해도 좋을 법하다.

리베리는 악동이다. 그는 프랑스의 황폐한 어촌인 불로뉴에서 거친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룰에 얽매인 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 '자유인'이었다. 릴르에 있는 축구학교에서는 게으름을 피우고, 나이트클럽에서 싸움질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그는 그 뒤에도 자신이 속한 클럽의 관계자와도 격한 말다툼을 벌였고, 심지어 에이전트까지 그의 비위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성숙했다. 다혈질의 리베리를 지켜 준 것은 알라신이었다. 이슬람교에 귀의한 뒤 그는 평정심을 찾았다. "나의 선수 생활은 좌충우돌이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나는 이슬람교를 선택했다"는 그의 말이 이를 입증한다.
▲ 스페인과의 16강 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프랑스의 리베리. ⓒEPA

그는 그의 전투적인 성격을 축구에만 쏟아 부었다. 그는 과격하기로 정평이 난 터키 리그의 명문 팀 갈라타사라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체구는 작지만 1대1 경쟁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오기를 갖고 있는 그를 터키 팬들은 '스카 페이스'로 불렀다. 두 살 때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그의 오른쪽 얼굴에 아직 선명하게 남아 있는 흉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원조 '스카 페이스'인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와 같은 뚝심까지 겸비했기 때문.

2005~2006시즌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리베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를 눈여겨 본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리베리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한때 지단의 후계자로 손꼽히던 요한 미쿠나 뤼도빅 지울리 대신 경험이 일천한 리베리를 선택한 도메네크 감독은 비난을 받았다. 도메네크 감독은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리베리를 중용했다. 프랑스의 노쇠한 미드필더진에 리베리는 확실한 윤활유였다.

프랑스의 '컨트럴 타워' 지단은 좌우 측면으로 부지런히 파고드는 리베리를 적극 활용하며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프랑스 골잡이 앙리는 "리베리가 경기에 임하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그는 항상 공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 뒤, 소유권을 지켜낸다. 프랑스 팀에 리베리는 큰 보너스"라며 리베리를 높게 평가했다.

리베리의 꿈은 지단처럼 되고자 하는 것. 리베리는 "나도 언젠가 지단처럼 프랑스 국민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는 상대 패스의 길목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가 이탈리아의 빗장을 열어 젖히기 위해서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리베리 같은 선수가 절실하다. 선수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지단의 마법도 리베리의 순간 돌파가 얼마나 이탈리아 수비를 혼란스럽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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