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딩 클럽은 설기현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챔피언십리그, 2부)과 설기현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설기현이 로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레딩 클럽의 한 가족이 된 셈이다.
두 구단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설기현의 이적료는 100만 파운드(약 17억4000만 원)이며, 이 액수는 설기현의 출장 횟수 등에 따라 150만 파운드까지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은 다음 주 레딩 클럽과의 이적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영국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설기현은 2002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 전에서 경기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 축구계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설기현은 2004년 벨기에 안더레히트에서 잉글랜드의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뒤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고, 출장기회도 줄어들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설기현이 잉글랜드의 빠른 템포의 축구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했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위기의 유럽파'라는 말까지 들으며 한 때 아드보카트호 승선마저 불투명하게 보였던 설기현은 결국 23명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설기현의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 설기현은 월드컵 조별 예선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절묘한 크로스로 박지성의 동점골을 도우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레딩 클럽의 닉 해먼드 이사는 "설기현은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재능있는 선수이며 최근에는 독일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그는 안더레히트 시절 유럽 최정상급 축구를 경험했다. 그의 영입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기현 영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레딩 클럽 웹사이트는 새로 영입한 설기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웹사이트는 "설기현은 A매치 69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은 선수다. 그의 이적료 100만 파운드는 과거 르로이 리타 계약 때와 같은 것으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다. 그는 '설바우두'로 불린다"라고 밝혔다. '설바우두'는 2003년까지 브라질 대표팀에서 뛰었던 히바우두를 연상시킬 정도로 장신인데다 왼발을 잘 쓰는 설기현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1871년 창단된 레딩 클럽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리그에서 호성적을 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올라간 팀. 레딩 클럽의 연고지는 버크셔주의 주도 레딩이며 홈 경기장은 마데스키 스타디움(2만4200명 수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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