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새벽(한국시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목적이 "북핵을 둘러싼 제반 상황에서의 국면 전환을 노린 정치적 압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장관은 5일 오후 가진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의도는 다각적으로 면밀히 검토해봐야 하며 관련국들과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킴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즉각 복귀해 대화로 문제를 풀고 국제적인 비확산 노력에 함께 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진 반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같은 행위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울러 한미 양국은 앞으로 행할 여러 가지 대응 조치에 대해서 한미간 및 관련국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도 필요한 대응책을 협의하는 중이므로 그 내용에 대해서도 추후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일본과 러시아, 중국의 외교장관과도 이 문제와 관련 전화통화를 해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미사일 발사는 WMD 운반수단 개발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위협"
당초 북한이 미확인 발사체를 쏘려고 한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이것이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반 장관은 이날 새벽 발사된 것은 "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성명은 없지만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 행위가 국제법상 위법행위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대량살상무기(WMD)를 운반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한다는 것은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그런 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토의가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료나 쌀과 같은 대북지원 정책의 변화 등을 포함하는 정부의 구체적인 대응조치와 관련, 그는 "정부 부처간, 관계 당사국간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볼 때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일정 정도의 대북지원 정책의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포착 후 한국 정부보다는 일본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한미간 긴밀한 정보교류를 해 왔다"는 원칙적인 수준의 답변을 하는 데 그쳤다.
정확한 미사일의 기수와 종류에 대해서는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 1기와 노동 및 스커드급 중단거리 미사일 5기의 총 6기로 알고 있다"라며 이날 오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북한의 실제 미사일 능력과 관련,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미사일 발사 능력에 대해서는 정보 당국에서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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