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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시립미술관장 인선에 문화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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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시립미술관장 인선에 문화단체 반발

"서울시 문화정책, 개발독재 망령에 시달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 달 29일 2기 관장으로 하종현(67, 전 홍대교수)씨를 임명하고 지난 1일부터 관장 직에 오른 것과 관련해 문화단체들이 항의성명을 내는 등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민족미술인협회, 문화연대, 민족예술인총연합,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독립영화협회, 여성문화예술기획 등 6개 단체는 10일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시의 시립미술관관장 인선과 그동안의 문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의 문화정책이 개발독재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하씨의 시립미술관 관장 임명에 대해 “공공미술관의 관장은 운영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전문 인력으로 선임되어야 한다는 미술계의 계속된 주문과 희망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며 “서울의 문화정책이 개발독재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지난 해 민중미술 상설전시관 설치문제(프레시안 2002.8.7 보도) 등 각종 사안에서 서울시와 미술관 학예직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표면화된 바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학예연구원들의 징계가 잇따랐고 연말에는 전시과장이 미술관을 떠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어 “이에 따라 계속된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 간부들이 ‘다루기 편한 인물을 밀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립미술관의 관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

이들 단체들이 하씨의 관장임명을 회의적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하씨가 국내 미술계의 병폐인 ‘학연중심’으로 미술계를 이끌어 온 장본인으로 공공미술관의 관장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평론가인 박신의 경희대 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하 관장은 70년대부터 우리 미술계에서 학교에 따른 파벌간의 세력 다툼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며 “시립미술관의 관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 에게 ▲하종현 관장의 인선과정을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 ▲공개과정에서 행정적 절차와 심사상의 문제가 드러날 시 즉각 재심사를 통해 관장을 다시 선발할 것 ▲문화정책의 중장기계획 수립을 통해 문화정책 및 행정을 즉각 개혁할 것 등의 요구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문화관광국 관계자는 “서울시립미술관 인사와 관련된 업무는 인사과에서 담당하는 만큼 우리 부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 관장 취임직전 전시과장은 갑자기 퇴임**

미술계에서는 지난 3년간 시립미술관 재 개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최효준 전시과장이 지난달 30일 하 관장 취임 직전 갑자기 퇴임을 한 것도 이번 관장 인선과 관련하여 미술관 학예직과 시청공무원 사이에 빚어진 갈등으로 인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시 문화부 관계자는 최 과장의 사표수리와 관련해서 “단순한 개인적인 이유로 그만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고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직의 관계자도 “밖에서 보는 것처럼 시측과 미술관이 큰 갈등을 빚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최 전 과장은 퇴임 전 ‘나는 떠나지만 동료 학예연구원들이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직인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직 연구원들의 재임용은 오는 2월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단체들 시장의 문화정책을 ‘문화정책의 공황’이라고 비난**

한편 문화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미술관장 외에도 “이명박 시장이 당선 이후에 처해진 일련의 조치들과 사건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만도 숨이 찰 지경”이라며 이 시장의 문화정책을 ‘문화정책의 공황’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충무로영상센터 활력연구소가 서울시의 ‘운영비 지원불가’ 정책으로 예정된 프로그램의 40%만이 진행되는 점 ▲올해 서울시 문화예산의 대폭삭감 ▲이 시장이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문제와 관련 선거전후로 언행이 표변한 것 ▲작년 가을 ‘미디어시티 서울’전의 개막식 당시 운영미숙에 대한 각계의 비난▲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무책임한 운영 ▲서울시 애니메이션정책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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