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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팀은 역시 월드컵과 악연'…브라질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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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팀은 역시 월드컵과 악연'…브라질 '집으로'

[프레시안 스포츠]지단-앙리 합작골로 프랑스 4강 진출

1954년 '매직 마자르'라 불렸던 헝가리, 1974년 '토털 축구'를 앞세운 네덜란드, 그리고 1982년 지쿠, 소크라테스가 이끌던 '삼바군단' 브라질.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 최강팀이었지만 월드컵에서 패권을 잡지 못했다는 것. 이처럼 최강팀은 월드컵과 질긴 악연을 갖고 있다.
  
  2일(한국시간) 펼쳐진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와 맞붙은 브라질도 이 악연의 희생양이 됐다. '늙은 수탉'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의 합작골로 브라질을 1-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초반부터 강한 중원 압박으로 브라질의 기술 축구를 무력화시킨 프랑스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스위스와 무승부에 그친 뒤 심리적 압박 속에서 한국과 경기를 펼치던 무렵의 프랑스와는 여러 모로 확연히 달라 보였다. 스페인 전에서 골을 넣으며 부활의 기미를 보인 지단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드리블과 볼 터치로 브라질을 농락했다. 독일 월드컵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아트사커 군단'의 신형엔진 프랑크 리베리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프랑스 공격을 이끌었다.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발트 슈타디온)을 찾은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뿐 아니라 프랑스 국민들이 고대하던 지단과 앙리의 합작골은 후반 12분 터져 나왔다.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지단이 정확하게 프리킥을 띄우자 2선에서 뛰어든 앙리가 그 공을 그대로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한 것. "지공을 즐기는 지단과 속공을 좋아하는 앙리는 합작골을 넣기 힘들다"는 축구 전문가들의 지적을 한 방에 날리는 통쾌한 골이었다.
  
  당황한 브라질은 대포알 왼발 슛을 자랑하는 아드리아누, 호비뉴와 돌파력이 뛰어난 시시뉴까지 총동원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짜임새 있는 수비라인을 가동한 프랑스를 상대로 골을 뽑지 못했다.
  
  브라질은 독일 월드컵 이전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로 이어지는 이른바 '매직 4중주'의 공격력을 바탕으로 우승후보 0순위로 손꼽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패했던 브라질은 설욕전을 준비했지만 경기 끝까지 중원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라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미 1994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정상에 올려 놓았던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 아드리아누를 빼고, 미드필더 주니뉴를 선발 출장 시켰다. 비에라, 마켈렐레 등을 축으로 중원이 강한 프랑스를 의식한 용인술이었다. 하지만 이 작전은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고대의 병법서(兵法書)인 손자병법까지 탐독하며 독일 월드컵을 준비했던 파레이라 감독의 전략이 빗나간 셈이다.
  
  '삼바군단'의 4강 진출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 본 브라질의 팬들은 이날의 패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라운드를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 대표팀의 버스에는 "1억8000만 명의 브라질 국민들이 이 버스를 지켜보고 있다"는 문구가 씌여져 있다. '축구와 월드컵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는 브라질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는 브라질 대표팀의 슬로건이었다. 하지만 두려울 게 없던 브라질 대표팀은 은퇴를 목전에 둔 지단의 마지막 마법에 말려 들며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브라질의 이날 패배로 2006 독일 월드컵 4강 전은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팀들 간의 잔치로 치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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