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관계를 원만히 아우르겠다."
8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내정된 유인태 전 의원(55)의 첫 마디였다.
유 내정자는 이날 오후 프레시안과 정무수석 내정후 첫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민주당이 소수 여당이기 때문에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대야관계를 잘 풀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는 또 "앞으로 노무현 당선자가 취임하고 나면 야당 대표를 자주 만나는 등 역대 어느 정부와도 다른 관계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유 내정자의 발언은 앞으로 정무수석이 한나라당등 야당과의 국정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역할을 맡고, 노무현 당선자가 여야영수회담 정례화를 통해 '적극적 대화정치'를 펼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청와대의 조직과 기능재편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검토중"이라며 "이미 언론에 보도된대로 크게 정무 기능과 정책 기능을 구분하고 또 청와대가 내각의 각 부처를 직접 관장하지는 않는 그런 방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내정자는 또 청와대 비서실의 집무방식과 관련해선"노 당선자의 스타일로 볼 때 대통령이 직접 수석이나 비서관들과 수시로 만나고 토론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내정자는 정무수석이라는 공인으로 내정된 만큼 인터뷰 내내 말을 아꼈고, 예민한 대목에 대해선 '오프 더 레코드'를 걸기도 했다.
경기고, 서울대 출신인 유 내정자는 74년 유신반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4년4개월이나 복역했던 대표적 양심수로 유명하다. 87년 대선때에는 양김 분열을 막기 위해 대통령후보단일화 국민협의회 상임위원을 맡아 동분서주했고, 이때부터 같은 노선을 걸였던 노무현 당선자와 통추 등의 활동을 같이 하며 동지적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DJ정부 출범후 한 때 비서실이 그를 정무수석으로 추천하기도 했으나, 87년 당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 전의원에 대해 DJ의 불신으로 기용되지 못했다.
그후 국민경선을 통해 노무현 당선자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노 당선자를 적극 도왔으며, 지난해 12월18일 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노무현 지지 철회로 막판 위기를 맞았을 때에는 노 당선자와 함께 명륜동 자택에서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유 전의원은 16대 총선당시 잠시 한나라당에 적을 담은 연유로 한나라당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앞으로 노 당선자와 한나라당간 대화창구를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다.
***"역대 어느 정부와도 다른 여야관계 만들어야 할 것"**
프레시안 : 갑자기 바빠지게 됐는데...
유인태 : 어깨가 무겁다.
프레시안 : 언제 통보를 받았는지.
유인태 : 어제(7일) 노 당선자로부터 정무수석을 맡아달라는 청을 받았다. 하지만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오늘 아침 모 조간신문에 보도가 나간 이후 많은 기자들이 문의해 왔지만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프레시안 : 조선일보 보도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유인태 : 영문을 모르겠다. 아마도 문희상 의원을 당선자가 따로 면담한 것을 두고 추측보도를 한 것 아닌가 싶다.
프레시안 : 노 당선자로부터 정무수석으로서 어떤 역할을 맡아달라는 특별한 주문이 있었는지.
유인태 : 민주당이 소수 여당이기 때문에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대야관계를 잘 풀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야관계를 원만히 아우르겠다. 앞으로 노 당선자가 취임하고 나면 야당 대표를 자주 만나는 등 역대 어느 정부와도 다른 관계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청와대 외에 총리와 내각 구성 등 조각 작업이 노 당선자의 첫 과제인데, 정무수석이 여기에도 관여하게 되는가.
유인태 : 거기 대해서 전혀 얘기 들은 바 없다. 다만 노 당선자가 어제 내게 "유 전 의원은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는 것 같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봐서 현재 노 당선자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 소위 말하는 '세평(世評)'을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비서실장에 내정된 문희상 의원은 지난 14대 때 같이 의원활동을 할 때 당 기자실에서 기자들 사이에 가장 평가가 좋은 의원으로 인품이 훌륭하신 선배다.
프레시안 : 청와대의 조직과 기능 재편방안은 무엇인가.
유인태 : 아직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현재 검토중인 방안은 대부분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바와 흡사하다. 크게 정무 기능과 정책 기능을 구분하고, 또 청와대가 내각의 각 부처를 직접 관장하지는 않는 그런 방향이다.
청와대는 내각 업무를 일일이 챙기기보다는 기획 기능을 위주로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노 당선자의 스타일로 볼 때 대통령이 직접 수석이나 비서관들과 수시로 만나고 토론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현재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당 개혁작업을 진행중인데, 정치개혁에 대한 구상은.
유인태 : 이제 막 내정됐는데 뭐 구상이랄 것은 없고... 각 당에 현재 개혁특위가 구성되어 있지 않은가? 거기서 각자 당내 여론을 모아나갈 것이다. 인수위에도 정무분과 내에 정치개혁특위가 있다. 여기서는 선거제도, 정치자금제도 등등 정치개혁의 제도적 방안들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방안들이 토론되면서 우리 현실에 맞게 길을 찾아나가게 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현재 민주당 종로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내년 총선엔 직접 출마하는가.
유인태 : 아직 전혀 생각해 본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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