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최근 잇따르는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해 "거기 간 사람들 다 망해서 오더라"며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 총장은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치 안할 거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 하지 마라. 나는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오래 전부터 여야 각 정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아 온 정 총장은 최근 "한미FTA 졸속체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정치권 입문을 위한 기지개라는 해석까지 낳았었다.
특히 열린우리당 쪽에선 정 총장이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 위원장 직을 맡아달라는 김근태 의장의 요청을 고사한 이후에도 비공식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총장은 "나는 그 분(김 의장)께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선 해드릴 게 없다. 자주 만나지도 않는다. 일년에 1~2번 만날 뿐"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정치든 경제든 자문해준 적도 없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장은 "국민회의 시절에도 내가 (김대중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한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같은 얘기가 있었지만 나는 두 분을 만난 적이 없고 자문 역할을 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 총장은 이어 "김 의장이 당 의장 되기 한 달 전인가 전화해서 한미 FTA 문제에 신중해야 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고 전하며, 그때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5월 한국경제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글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과 정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후배 사이이며 두 사람은 조 명예교수와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정 총장은 임기 후 계획과 관련해 "이미 시간표가 다 짜여져 있다. 경제학 연습 등 강의 일정이 많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내달 19일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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