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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시면 황우석 피고인에게 도움 안됩니다"

첫 공판…황우석 지지자들, 검찰에 야유

황우석 전 교수, 김선종 전 연구원 등이 출석한 가운데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처음 열린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한 공판에서 재판부는 200여 명의 황우석 전 교수 지지자들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법원 주변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돼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했고, 법정 입구에서는 법원 측이 양산이나 우산, 물통 같은 '던질 수 있는' 도구들을 법정 안으로 갖고 들어갈 수 없게 제출 받아 보관했다.

황우석 지지자들 재판 중 "검찰이 김선종 변호인이냐" 야유

이번 재판을 맡은 형사합의26부 황현주 부장판사도 재판이 시작되기 전, 이례적으로 방청객들의 '재판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검사와 변호인, 방청객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피고인 중에는 방청객들이 좋아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피고인도 있으며 자신들이 알고 있는 주장에 반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해, 방청객의 대부분인 황우석 전 교수 지지자들의 김선종 전 연구원에 대한 비난과 야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재판부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검찰과 변호인 등의 모두 진술에 이어 검찰은 김 전 연구원을 상대로 주신문을 시작했는데, 검찰이 '섞어심기' 이유에 대해 "황우석 피고인이 '작년에 (2004년 논문의 NT-1번 줄기세포) 하나 만들었으니 올해도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자주 독려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고, 김선종 피고인 개인적으로 줄기세포를 만들겠다는 욕심도 있었으며, 미즈메디 연구소의 실질적 소장 역할을 하는 데에다 논문도 준비중이어서 과중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김 전 연구원은 짧게 "네"라고 대답했으나 방청석에서는 "검찰이 김선종 변호인이냐"는 야유가 쏟아졌다.

이에 재판부는 "조용히 해달라"고 제지했으나 계속 술렁이자 검찰의 신문을 중단시킨 채 "재판 진행에 방해가 되고, 재판이 길어지면 피고인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며 "마음 속 쾌감이나 분함을 느낄 수 있지만 재판이 힘들게 되기 때문에 속으로 삭이시고 재판을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연구원은 검찰의 신문에 '섞어심기' 등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했다. 이어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성근, 이병천 교수와 윤현수 전 미즈메디 연구소 소장 및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고, 30분간 휴정한 뒤 오후 5시20분부터 마지막으로 황우석 전 교수에 대한 주신문이 시작됐다.

"이러면 황우석 피고인에게 도움 안 된다"
▲ 20일 첫 재판을 받은 황우석 전 교수가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황 전 교수를 상대로 2004년 논문에 발표된 1번 줄기세포(NT-1)의 유전자 지문 검사시 NT-1의 시료가 아닌 난자 제공자의 체세포 시료를 나눠준 사실이 있느냐고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황 전 교수가 시료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황 전 교수는 시료 조작 지시 여부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검찰 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검찰의 신문에 황 전 교수가 답답하다는 듯 "미국에서 박종혁 연구원이 전화를 걸어와 2004년 논문 유전자 검사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고, 이를 녹음해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강한 어조로 반박하자 방청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다시 재판부는 "앞으로 박수를 치거나 하면 퇴정 시키겠다"며 "여긴 누굴 찬양하는 자리가 아니다. 여러분이 황우석 피고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지만 이런 행위는 황우석 피고인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재판부의 경고 후 황 전 교수 지지자들은 오후 6시40분경 첫 재판이 끝날 때까지 정숙을 지켰다. 하지만 재판이 끝나고 재판부가 법정을 떠나자 검사석을 향해 다시 "검찰이 김선종 변호인이냐. 니들이 검사냐. 김선종 나와라"라며 야유를 퍼부었고, 일부 지지자들은 이들에게 "이러시면 황 박사님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법원 곳곳에는 사복 차림의 경찰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법원이 이번 재판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재판부는 황우석 전 교수에 대한 검찰의 신문사항이 많아 나머지 신문은 다음 공판 기일에 이어서 실시하기로 했다. 황 전 교수는 이날 신문에서 유전자 검사 시료 조작 지시 여부는 부인했지만, 테라토마 사진 조작 지시 사실은 시인했다.

다음 재판에서는 2005년 논문 조작 지시 여부 및 횡령·사기 혐의를 두고 검찰과 황 전 교수 사이에 다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7월 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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