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육상 자위대 부대가 (이라크의) 인도적 재건 지원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철수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는 "유엔 결의에 근거해 시행된 다양한 조치는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라크에 파병한 육상자위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당초 계획된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에 철수하는 것이지 장기화되고 있는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정치적 판단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인 셈이다.
빠르면 이달 중 철수 시작…해상자위대는 수송활동 계속
일본 정부가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누카가 후쿠시로 방위청 장관은 자위대의 철수를 명령했다. 이에 이라크에 주둔 중인 육상자위대는 빠르면 이달 중으로 철수를 시작해 내달 말까지 쿠웨이트로 모두 이동한 뒤 일본으로 복귀한다. 방위청은 조만간 보급 및 수송부대 병력 100명으로 구성된 철수지원대를 현지에 파견해 철수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육상자위대가 주둔해 온 무산나주의 치안권이 내달부터 완전히 이라크 정부로 넘어가는 데 따른 것이다. 무산나주는 그간 영국군이 치안을 담당해 왔으며 육상자위대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영국군의 지휘를 받아 무산나주에 주둔해 왔다.
누리 알 말라기 이라크 총리는 이에 앞서 이라크 정부가 무산나주의 치안권한을 7월 중으로 영국군으로부터 넘겨받을 예정이며 이에 따라 현지 주둔 일본 육상자위대도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년 6개월여 동안 10차례 교대하면서 연인원 5500여 명이 이라크로 파견됐던 육상자위대는 무산나주에서 급수활동과 학교 및 도로보수, 의료기술지도 등의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자위대는 철수하지만 쿠웨이트에 주둔 중인 항공자위대는 지금까지의 수송 지원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정부·여당 연석회의에서 유엔과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C130 수송기 3기에 의한 항공자위대의 수송활동 무대를 지금의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마저 육상자위대 철수시키는데…우리 정부는 뭐 하나"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는 '일본의 육상자위대도 철군하는데 자이툰 부대는 왜 남아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의 김광일 씨는 "이라크 전쟁 참전국의 철군 러시는 2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의 가장 큰 동맹이던 이탈리아에 이어 일본까지 철군을 결정한 마당에 자이툰 부대가 남아 있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 부대 3600여 명 가운데 교대 병력의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올해 안에 10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나머지 2600명의 철군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광일 씨는 "이같은 세계 각국의 철군 러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1000명 감축으로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자이툰 부대의 완전한 철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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