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했던 토고전 역전승의 기쁨이 17일 밤 북한에도 전해졌다.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밤 2006 독일 월드컵 남한과 토고의 경기를 녹화 중계한 것.
방송은 "세계축구선수권대회 조별 연맹전 7조에 속한 남조선과 토고 사이의 경기를 보도록 하겠다"며 33분에 걸쳐 경기 장면을 편집해 방영했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남측 선수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끈 이천수 선수와 안정환 선수, 그리고 직접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승리에 기여했던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리동규 부소장은 이천수 선수의 동점골이 터진 장면에서 "골문을 향하면서 밑에 오른쪽 방향으로 공을 세게 감아차서 문대(골대) 왼쪽으로 감아들어갔다"며 멋진 골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승리를 결정 지었던 안정환 선수의 역전골에 대해서도 남한 대표팀의 움직임이 전술적으로 매우 유효했다고 추켜 세웠다.
통쾌했던 안정환 선수의 골 장면에 대해 리 부소장은 "박지성 선수가 상대편 수비들을 끌고 들어가 생긴 뒷공간으로 공을 차서 안정환 선수가 구석으로 잘 차 넣었다"고 해설했다.
남한 방송위원회는 토고전이 치러진 다음날인 지난 14일 타이콤3 위성을 통해 이 경기를 북한에 송출했다.
월드컵 경기 송출은 북측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방송위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협조를 받아 중계권 대행사인 인프론트사로부터 북측에 대한 중계권을 확보해 실현됐다.
월드컵 중계와 관련한 남북 실무 접촉에서 남한 방송위가 북측의 요청에 협조하는 대신 북측은 남측 선수들의 경기를 최대한 편성키로 합의한 바 있어 북측 주민들도 남한 대표팀의 전 경기를 보게 됐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남북 공히 뜨겁다. 북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 최종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지난 14일 6.15 민족통일대축전 참가차 광주를 찾은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은 공항에서 남측 대표단을 만나 토고전의 승리를 축하하며 남한 대표팀이 결승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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