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16일 광주를 방문해 노무현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수용과 한나라당에 대한 대연정 제안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사과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사건이었다. 김 의장의 광주행은 취임 후 첫 지방방문이다.
"대북송금 특검과 한나라당 대연정이 오해의 빌미"
김 의장은 이날 노벨평화수상자 광주 정상회의와 6.15 6주년 행사에 참석한 후 광주시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감히 인사드리러 내려왔다. 부탁드린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김 의장은 "참여정부는 누가 뭐래도 광주의 결단으로 시작됐지만 지방선거에서 봤듯이 광주와 전남 도민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이끌어내지 못해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호남 민심의 우리당 외면과 관련해 "광주시민들과 전남도민들이 서운해 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대북송금 특검을 받아들인 것과 작년 중반에 있었던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논의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희가 안이하게 생각했다. 국민이 정권재창출과 원내 과반수를 당선시켜줬는데 기대치에 못 미쳤다"며 "태도와 말이 신중하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빌미를 만들었다. 반성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어 고건 전 총리와의 관계설정 문제와 관련해 "비대위 워크숍에서 검토한 결론은 고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초대 총리이고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정기국회가 끝나면 정계개편 문제에 부딪힐텐데 그때 논의하고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거리를 뒀다.
"자기비하와 자학이 반성이냐"
김 의장은 한편 전날 초선의원 토론회와 관련해 "(정부 여당이) 부족한 것이 많지만 자격과 능력이 없다고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의장은 "반성하고 참회하는 것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자기를 비하하고 자기를 자학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초선의원 토론회에서 노영민 의원 등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대해 기대를 접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가운영 전략이 없고,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데 집권하면 뭐 하겠느냐"고 말했었다.
김 의장은 또한 부동산 세금 문제와 관련해 최근 송영길 의원이 거래세 추가인하를 시사한 발언에 대해선 "당론으로 논의되고 결정된 바 없다"며 "정치인으로서 개인 의견이 아닐까 한다"고 일축했다.
김 의장은 이어 북한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의 발언과 관련해선 "적절치 않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문제에 대해서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적인 어떠한 것도 있어서는 안된다. 참여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적절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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