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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糞地'의 작가 남정현, 민족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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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糞地'의 작가 남정현, 민족예술상 수상

민예총 선정, 단체부문은 민중가요사이트 '송 앤 라이프'

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민예총)산하 민족예술상 심사위원회는 24일 오후 ‘제12회 민족예술상’ 수상자로 개인부문에는 소설가 남정현씨를, 단체부문에는 민중가요사이트인 ‘송 앤 라이프’를 각각 선정했다.

***수상이유 '시대정신에 입각한 문학 활동으로 대중화에 기여'**

개인부분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남정현(69)씨는 58년 단편 ‘경고구역’으로 ‘자유문학’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해 활동하던 중 65년 발표한 풍자소설 <분지>가 북한의 한 잡지에 인용, 발표됐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렀다. 남 선생은 당초 반공법위반으로 구속되어 법정공방 끝에 7년을 구형 받았으나 67년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풀려났다. 그러나 74년 4월 같은 사안으로 긴급조치위반으로 재구속되기도 했다.

남 작가는 이후에도 친일, 친미 매판 자본가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허허선생’ 연작 등 줄기차게 민족의 자주성회복에 관한 풍자적인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심사위원단은 “한 평생을 민족의 전통과 현실에 기여하여 미래를 개척하는 참된 민족문학 발전, 시대정신에 입각한 문학 활동으로 대중화에 기여한 공과 민주화와 통일민족문화 형성에 기여한 바가 인정되어 민족예술상 개인부문 수상자로 선정한다” 고 밝혔다.

특히 이번 수상은 최근 젊은 평론가들이 중심이 돼 그의 전집 3권이 새로이 발간되고 문단에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진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남 작가는 수상소식을 듣고 “젊고 유능한 작가들도 많은데 나이 많은 내가 타게 돼서 미안하다”며 “탄압과 압력 속에서 피와 땀으로 건설한 민예총이 주는 상이라 더욱 그 의미가 깊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죄인이 아닐까'하는 자기의심 이제야 풀려**

남 작가는 또 “내가 작품을 통해 줄기차게 저항한 것은 미국이라는 단순한 나라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고 제국주의적이고 패권적인 정책에 대한 저항이었다”며 “그 이유는 그것이 우리 민족의 자유와 자주 그리고 통일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풍자작가라는자신에에 붙어진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풍자 외에는 현실을 반영하고 표현할 수단이 없는 불행한 시대였다”고 설명하고 “타의에 의한 부당한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탄압으로 ‘내가 죄인이 아닐까’하는 자기의심을 하며 살았던 멍에가 요즘에서 야 좀 풀리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조재현 민예총 총무국장은 남 작가의 수상에 대해 “지난 일년간의 작업성과도 중요하지만 평생에 걸쳐 사회·문화계에 끼친 공헌과 문화라는 분야가 가진 시의성을 고려하여 남 선생님이 수상자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체상수상 '송 앤 라이프'는 노래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어'로 큰 인기**

단체상 수상자로 선정된 민중가요 사이트 ‘송 앤 라이프’는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의식 있는 노래들을 창작, 유통해 온 사이트로 특히 지난 1월 미국 부시대통령의 패권주의를 풍자한 ‘기특한 과자’라는 곡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후 올 4월 발표한 곡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어’는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적나라하게 풍자한 가사로 인해 한나라당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이로 인해 문화계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최근 이 사이트에 링크된 반미(?)가요 ‘FUCKING U.S.A'의 경우 한달만에 12만명의 네티즌이 다운 받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송 앤 라이프’의 송은영 총괄팀장은 “새로운 방식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민중가요를 소개한 점을 의미 있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사회문제를 노래를 통해 널리 알리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인터넷을 활용한 21세기적 민족음악 보급'을 인정**

심사위원단은 “인터넷을 활용한 21세기적 민족음악 보급 활동으로 민족예술의 사회성을 실현하며 민족예술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인정되어 이에 이번 2002년도 민족예술상 단체부문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재현 국장은 “이전에도 가수 정태춘, 박은옥씨가 검열에 반대하는 활동으로 수상한 일이 있는데 이번 수상도 ‘송 앤 라이프’의 활발한 활동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민예총의 강려한 지지를 나타내는 뜻도 담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연세대학교 동문회관 3층 대연회장에서 열리는 ‘전국민족예술인대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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