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기사다. 그래서 곧 별도의 기사를 쓸 것이다. 다른 얘기가 아니다. 올 여름 시즌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얘기다. 이 정도로 강세일 줄은 몰랐다. 지난 한 달여 간 국내 극장가를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세계적으로 여름 시즌은 할리우드가 독차지해왔던 게 사실이다. 다만 지난 2, 3년 동안 여름철조차 할리우드 영화들이 기를 못펴는 모습을 보여왔고 그러다 보니 올 여름에 한국시장으로 하여금 다소 방심하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아마도 지나치게 허를 찔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유야 어떻든 지금 국내 영화시장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싹쓸이를 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신중하게 앞으로의 한 달을 더 지켜볼 일이다. <포세이돈>이 2주째 1위를 차지했다. 개봉 2주만에 간단하게 200만 관객에 접근하고 있다. 20대 초반 관객들은 이 영화를 마치 <타이타닉>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그 점이야말로 <포세이돈>에 관객이 몰리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굳이 틀린 분석이라고 볼 수도 없다. 2위에서 4위까지는 지난 주 이 범위에 포함됐던 영화들, 그러니까 <미션 임파서블 3>와 <다빈치 코드> 그리고 <헷지>가 그대로 올랐지만 순위는 좀 변했다. <헷지>가 2위로 치고 올라왔고 <다빈치 코드>와 <미션 임파서블 3>가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미션 임파서블 3>를 두고 누가 끝물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600만 돌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올 상반기 시장은 명백히 UIP의 승리다. 이 영화도 그렇지만 <오만과 편견> 같은 작은 영화, 비교적 예술영화에 가까운 영화조차 100만 관객을 동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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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한국영화가 5위부터 10위까지, 하위권이긴 하지만 그래도 양적으로는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그나마 그것도 이루지 못했다. 5위는 새로 개봉한 리메이크 공포영화 <오멘>이 차지했으며 6위는 일본 공포영화 <환생> 그리고 맨 마지막 10위는 폴 워커가 주연을 맡은 <러닝 스케어드>가 차지했다. 한국영화는 7위, 8위, 9위 단 세편 뿐이다. <짝패>와 <모노폴리> 그리고 <호로비츠를 위하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짝패>의 성과가 눈에 띈다. 개봉 3주째에 전국 110만의 관객을 넘겼다. 이 영화는 제작비 25억원의 비교적 중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긴 셈이 됐다. 자, 한국영화가 힘을 좀 내야 할 때가 왔다. 이번 주에는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가 개봉된다. 그러나 아뿔사, 또 한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 대기중이다. 소문에 따르면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역시 만만치 않은 파워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열한 거리>가 선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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