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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李 당선가능성 대비 깔려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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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기본적으로 李 당선가능성 대비 깔려있을 것"

<이철 전 의원 인터뷰> 鄭 '지지 철회'의 막전막후

정몽준 대표의 돌연한 노 후보 지지 철회, 그 막전막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날 국민통합 21 지구당위원장과 당직자 60여명의 탈당선언을 주도한 성북갑 지구당 위원장 이철 전 의원을 찾았다.

이 전 의원은 19일 오후 탈당선언을 하기 직전 가진 프레시안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는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겉모양으로는 유세 도중 행해진 노무현 후보의 '실수'에 대해 감정적으로 상한 것 같다"고 정 대표의 지지 철회 배경을 분석했다.

***"정책공조 협상은 내용상 공동정부 구성 요구"**

또한 이 전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통합 21 측의 정책공조 협상은 "내용상 명확한 공동정부 구성 요구"였다며, "애초 총리, 국정원장, 국방, 외무, 법무, 통일장관 등 6자리를 반드시 포함한 각료의 50%, 총리의 확실한 내각 제청권, 정부산하단체와 국영기업체 등 정부가 사실상 임면권을 갖는 자리의 50%를 요구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민주당 측이 이러한 구체적 요구에 응하지 않자 "민주당 쪽이 공동정부 구성안을 내놔라는 식으로 요구조건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또 "결국 실질적인 '자리' 보장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막연하게 '함께 하자'는 정도의 동의만 있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없었고, 당내 압력이 거셌으며, '정책공조'라는 협상의 겉모양과 다른 '자리' 보장 협상내용을 공개할 수도 없어서 공조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노 후보와의 선거공조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이 전 의원은 "재계로부터의 압력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수도 없이 있었다"며 "정 대표 뿐아니라 당직자 거의 전원이 숱한 압력을 받았고, 나도 받았다"고 털어놨다.

탈당 배경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민주당과의 공조는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이며, 국민을 상대로 한 행동이므로 민주당 측의 어떤 '실언'이나 '결례'가 있었다 해도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지지 철회는 정치인으로서, 정치행위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정치행위로서 있을 수 없는 일"**

다음은 이철 전 의원과의 전화인터뷰 전문.

프레시안 : 정몽준 대표의 노 후보 지지 철회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철 : 기본적으로는 한나라당에 대한 걱정이라든가 그쪽에 대한 뭐랄까 이회창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보지만, 겉모양은 유세 관련 노 후보의 '실수'에 대해 감정적으로 상한 것 같다.

프레시안 : 정 대표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한 평가는.
이철 : 민주당과 국민통합21 간의 공조는 국민을 상대로 해 왔던 약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했던 행동이며, 지금의 행동도 국민을 상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 측이 어떤 '실언'이나 '결례'를 했건간에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어떤 '실언'이나 '결례'도 공조 파기까지 가기에는 터무니 없이 미치지 못한다. 이건 정치인으로서, 정치행위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게다가 정 대표 독단으로 결정해 놓고 당직자 전원이 번의를 요청했지만 문밖에 세워 놓고 만나주지도 않았다. 이것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 대표는 대표이지만 동시에 한 사람의 당원이다.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도 거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전 당직자의 번의 요청을 묵살한 것이다. 언론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은데 이건 당 대표의 잘못된 결정이 당의 간부회의에서 추인되지 않은 사태로 봐야 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탈당할 것이 아니라 "정 대표의 지지 철회는 당론과 무관하다"고 해야 옳은 것 아닌가.
이철 : 그런 결론이 논리적으로는 옳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 잘못된 결정을 당직자들이 따라 갈 수도 없고, 다시 되돌려 바로 잡을 방법도 없기에 탈당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과의 정책공조 협의 과정이 사실상 공동정부 구성 요구였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사실을 밝혀달라.
이철 : 분명히 공동정부 구성 요구였다. 실질적으로 '자리' 보장 요구였다. 그 요구에 대해 노 후보로부터 명확한 답변이 안 나왔지만 시간적 문제도 있고, 당내 압력도 거셌고, 또 협상의 형식과 다른 내용을 밝힐 수도 없어서 애초 협상의 목표가 관철되지 않았지만 선거공조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당내 압력이 가중되어서 정 대표가 버틸 수 없었다.

***"대통령에게 사실상 총리 역할 하라는 요구"**

프레시안 : 협상의 형식과 다른 내용이란 무슨 뜻인가.
이철 : 발표는 막연한 정책공조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리' 보장 요구였다는 얘기다.

프레시안 : 구체적인 요구 내용이 있었나.
이철 : 총리는 물론이고 국정원장, 국방, 외무, 법무, 통일장관 이렇게 6개를 반드시 포함한 각료의 50%, 그리고 총리의 실질적인 각료 제청권, 또 정부산하단체·국영기업체 등 사실상 정부가 임면권을 갖는 자리의 50%를 달라는 요구였다.

프레시안 :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나.
이철 : 말도 안되는 요구였다. 국정원, 국방, 외무, 법무, 통일 같은 것은 사실 이원집정부제 아래서 대통령이 맡는 권한이다. 이것을 빼고 내치를 맡으라는 것은 사실상 대통령에게 총리 역할을 하라는 말과 같은 것 아니냐. 또 국방장관 자리를 내놓으라는 것은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에 대한 부정이다. 그리고 국정원은 현재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되어 있는 것인데, 이걸 달라는 건 말이 안된다.

프레시안 : 애초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그후 요구안이 수정되지는 않았는가.
이철 : 국방장관은 뺐고, 국정원도 좀 애매해진 것 같고, 하여튼 나중엔 민주당 쪽에서 구체적인 안을 내놔라 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프레시안 : 그것도 거부된 것인가.
이철 :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다. '함께 하자'는 정도의 막연한 동의만 이루어졌다. 탈당선언하러 가야 되는데, 이만 하자.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묻겠다. 정 대표에게 재계로부터의 압력이 많았다는 설이 있는데...
이철 : 수도 없이 있었다. 정 대표뿐만 아니라 당직자 거의 전원이 숱한 압력을 받았다.

프레시안 : 이철 전 의원도 압력을 받았나.
이철 :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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