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혁신관리수석 출신인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참여정부의 진정성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5.31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 출신들이 잇달아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한 참모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발언을 통해 노 대통령의 최근 정국에 대한 인식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섭 "사람들이 노대통령 진정성 이해 못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광주대에서 경찰·법·행정학부 초청으로 가진 강연에서 "노 대통령은 수술을 잘 하는 외과 의사지만 마취를 안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오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은 진정 환자를 위하는 길을 생각해 고통스럽더라도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마취를 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장관은 "쉬운 일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을 가는 참여정부의 진정성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하고 있다"며 "조직이나 국가도 쉽고 편한 일만 고집하면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쟁시대는 국민이나 기업이 세금을 적게 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라며 "국가와 정부가 혁신을 통해 국민이 머무르고 외국자본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
이에 앞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결과를 지나치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나는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실장은 특히 "청와대(노 대통령을 지칭)는 선거 결과가 이렇게 나올 줄 예상했었다"며 "이보다 더한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후 열린우리당 내부 갈등과 관련해 "인기있는 대선후보 나 얼굴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당이 내부에서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고건 전 총리의 신당 창당 문제에 대해 "고 전 총리가 천하를 얻으려는 큰 뜻을 가졌다면 7월 재·보선 같은 데 출마해 먼저 시험을 받아야 한다"며 "고 전 총리가 그러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민주당, 열린우리당 이탈세력들로 당을 만든다고 하면 잘 안 될 것이며 대한민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문제에 대해 그는 "호남표를 생각해 민주당과 통합하고 영남을 고립화하는 구도로 나가면 얼마든지 쉽게 정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쉬운 길이 있지만 어렵게 가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또 한 번 극적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 "노 대통령의 드라마는 버림으로써 만든 드라마다. 그러나 이젠 버릴 게 없다. 던지고 버리는 정치를 해 왔는데 지금은 그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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