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플랜 B'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중원 트리오'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이 부상으로 뛸 수 없었기 때문.
한국은 2일 오전(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올레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노르웨이와 0-0으로 비겼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을 감안한도 해도 무뎌진 전진 패스와 느슨해진 압박은 실망스러웠다. 다행히도 스코어는 0-0이었지만 노르웨이가 골 결정력을 보였더라면 사실상 패한 경기였다.
'중원 트리오' 대신 출전한 김두현, 백지훈, 김상식은 최선을 다해 중원을 지켰지만 원활한 공, 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최전방 스리톱으로 나선 정경호, 안정환, 설기현도 몸이 무거워 보였다.
노르웨이는 전반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폈다. 노르웨이는 193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욘 사레브 등을 필두로 여러 선수들이 슈팅 잔치를 벌였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 발에 머리를 부딪힌 골키퍼 이운재 대신 김영광을 투입했다. 후반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안정환 대신 조재진을 중앙 공격수로 투입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라인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오른쪽 윙백인 송종국을 빼고 김동진을 넣었다. 이 선수 교체로 인해 왼쪽 윙백으로 뛰던 이영표가 오른쪽으로 이동했고, 김동진은 원래 이영표의 자리로 배치됐다.
하지만 한국의 무기력증은 해소되지 않았고, 노르웨이의 공격만 빛을 발했다. 노르웨이는 후반 18분 경 페데르센의 결정적 슛이 터졌다. 다행스럽게도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한국은 위기를 벗어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오늘 최강의 멤버가 아니었지만 비겼다. 경기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언론은 우리가 모든 경기에서 5-0으로 이기길 바라겠지만 분명한 것은 노르웨이가 매우 뛰어난 팀이라는 점이다. 네덜란드 감독 시절에도 오슬로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5~6명의 주전 선수들이 투입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경기는 가나 전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4일 가나와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처럼 한국은 이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이 다시 투입돼 노르웨이 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인 토고 전에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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