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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이회창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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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이회창 후보다"

<인터뷰>李 후보 공개지지 선언한 개그맨 심현섭

16대 대통령를 뽑는 선거전이 치열하다. 프레시안은 지난 11일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지지를 위해 TV찬조연사로 나선 가수 신해철씨에 이어 약속한 대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는 개그맨 심현섭씨를 만났다. 편집자.

심현섭씨는 연예인으로는 비교적 늦은 30대부터 본격적인 인기몰이에 나선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개그맨에 대해 일반인이 지닐 수 있는 ‘어리고 가볍다’는 선입관으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 있다.

그런 그가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사바나의 아침'으로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됐을 때 자청해서 선택한 프로가 인기연예인들이 맡기 꺼려하는 저녁시간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은 심씨의 신중한 성격을 잘 보여 주는 예다.

그런데 심현섭씨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연예인 모임인 ‘한마음 자원봉사단’의 단장이 되고 대선과정에서 두 차례나 신문을 장식하는 인물로 부각됐다.

먼저 민주당 지지자인 배우 명계남씨가 ‘종자론’을 들고 나왔을때 네티즌들이 명씨를 비판하는 글들이 오가면서 ‘종자론’의 당사자로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후 KBS가 심현섭씨 등에 대해 ‘개그콘서트팀’이라는 명칭을 대선 유세지원중에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공식자료를 내며 한층 ‘정치적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여의도에서 심씨를 만나 선거운동에 뛰어든 소감과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

심씨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위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인식 속에서 내린 지지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젊은 유권자의 시선 속에 가끔 차가운 눈길이 있는 것을 알지만 “그런 것이 내 마음을 흔드는 정도는 아니다”며 이제는 지지하는 후보와 좋아하는 연예인은 구분을 할 만큼 “대중이 참 쿨(cool) 해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심씨는 대선 이후에 대해서는 “19일 이후가 전혀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이 후보가 당선이 돼도 내 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것이다. 이 후보는 국정이 바쁠 것이고 나는 일하는 분야가 실력이 중요시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순수한 지지자임을 강조했다.

심씨는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솔직히 표현했으나 이번 지지가 본격적인 정치입문으로 읽히지는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명계남씨 '종자론'에 우려 나타내**

인터뷰중 심씨는 특히 명계남씨가 ‘종자론’을 제기한 후 연예계가 정치적인 지지에 따라 갈라지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우리끼리 침 뱉고 싸우는 ‘오버’는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씨는 인터뷰 내내 TV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진지하고 신중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내 성격이 ‘모 아니면 도’하는 식"**

프레시안 : 이 후보를 지지하게 된 배경은?
심현섭 : 내가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단체가 한나라당과 연결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후 자주 오가고 이 후보도 몇 번 만나고 보니 장점이 많은 분이라 지지자가 됐다.

프레시안 : 유세장에서 이 후보 지지연설까지 한 사연은?
심현섭 : 먼저 내가 어떤 의도나 나중에 이익을 보고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밝혀두고 싶다. 원래 내 성격이 ‘모 아니면 도’하는 식이라 돕기로 했다면 순수한 마음으로 끝까지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이 후보의 정책에 호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특히 직접 만나보니 언론이나 매체에서 다루는 것처럼 차갑고 딱딱한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점도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 역사상 총리가 대통령의 부당함에 대들다가 나가야 했던 경우가 세 번인가? 두 번인가? 딱 한번 있었다. 바로 이 후보가 그랬다. 실제로 이 후보는 작은 행사에도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켜서 와줬다. 그런 점도 마음에 들었다.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한 약속을 꼭 지킬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개인적으로 이 후보를 일반인보다는 자주 접하고 판단을 했을 텐데?
심현섭 : 우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가 밝고 맑아질 것 같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가운데 국민을 즐겁게 할 것 같다. 행사 등에서 보면 유머를 아는 분이고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주위가 즐거워질 수 있게 배려하는 사람이다. 그런 성격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도 발휘되면 국민이 즐겁게 정치계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이 후보 지지에 대한 주위 연예인들의 반응은?
심현섭 : 반반인 것 같다. ‘이런 때 일수록 자중해야지 공인이 그런 거 하면 되냐’는 분도 있고 ‘왜 하냐’ 하고 말리는 분도 있다. 어떤 분들은 신문이나 언론을 보고 ‘아버님처럼 정치계로 가려는 수순이 아니냐’하는 분도 있다. 다른 분들은 확실히 이회창 후보 지지로 마음이 선 거라면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하기도 한다.

프레시안 :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주위 친구나 친지들의 반응은?
심현섭 : ‘그쪽(정치)으로 나가려나 보다’ 하는 분은 거의 없다. 내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결정을 한 만큼 열심히 하라’는 격려가 많고, 개인적으로는 팬이나 시청자들이 웃기기만 하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진지하고 생각이 있는 젊은이로 새롭게 봐주는 분들이 많아서 이미지에 큰 손해가 없는 것 같다. 팬클럽 회원들은 ‘멋있다’, ‘개그맨으로만 알았는데 진지하다’고 칭찬하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잠시 침묵) ‘반공주의자’ 일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유세지원 중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생각하면 이 후보’ 라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다.
심현섭 : 한 번 더 생각을 해 보자.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생각하면 이 후보일 수밖에 없다. 지금 노 후보의 인기는 ‘바람’에다가 정몽준 후보의 월드컵인기가 더 해진 것이다. 그 실체도 좀 모호하지 않나 싶다. 미래를 감정으로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노 후보 주위에 있는 분들도 과연 개혁적인 인물들만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나는 좀 더 이성적이고 대범한 시각으로 젊은이들이 보길 바란다. 이 후보의 경력과 경험은 안정 속에서도 이를 충분히 해 낼 수가 있다고 본다. 나는 개인적으로......(잠시 침묵) ‘반공주의자’ 일 수밖에 없다(심씨는 북한의 테러로 ‘아웅산묘소 폭파암살사건’ 때 순직한 故 심상우 의원의 장남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픔을 내세울 생각은 없다.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우리의 현실을 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도적인 교류에도 반대하느냐’는 말로 공격을 하기도 하는데, 북한어린이를 돕고 하는 문제들은 물론 찬성이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 탄탄한 준비는 늘 필요하다고 본다. 솔직히 우리는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라다. 그런 위험성을 다들 속으로는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진정으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는 오히려 균형감이 부족한 것 같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이회창 후보다.

프레시안 : 대중의 시선 특히 젊은이들의 반응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는지?
심현섭 : 질문의 의미를 잘 안다. 가끔 차가운 시선이 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내 마음을 흔드는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요즘엔 대중이 참 쿨(cool) 해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 예전에는 ‘누구누구를 지지했으니 끝까지 운명을 같이하라’는 식이라면 이제는 ‘지지는 지지고 연예활동은 별개다’라는 입장을 보이는 분들이 더 많다. 거기에는 내 개인적인 성향이 남을 비난하고 싫어해서 어느 쪽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를 좋아해서 지지하기 때문에 유세지원을 나가서 내가 느끼는 좋은 점을 위주로 말을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우리끼리 침 뱉고 싸우는 ‘오버’는 제발 하지 말았으면"**

프레시안 : 실제 유세지원을 나가도 상대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은 하지 않는 편인가?
심현섭 : 그렇다. 나는 유세지원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후보를 홍보하고 알리는 것을 주로 한다. 명계남씨가 ‘종자론’을 말해서 연예계가 갈라지고 있는데 같은 연예인끼리 이렇게 난리가 나고 갈라진 적은 없다. 제발 그런 식으로 ‘오버’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말 그 말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런 선거가 있어도 (연예계) 안은 늘 끈끈했는데 마구 갈라지고 이상해졌다. 아무리 대선에서 서로 다른 정치가를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끼리 침 뱉고 싸우는 ‘오버’는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한다.

프레시안 : 자신의 연기와 정치 등 사회참여를 결합할 생각은?
심현섭 : 물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이기보다는 웃음의 도구로써 사용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도 코미디에 여러 가지 제약이 너무 심하다. 소재로 다루면 다음날 바로 전화가 온다. 그런 것은 정치나 당장의 사회 문제보다는 관습의 영향이 크다. 웃음은 그냥 웃는 것이고 약간의 비판이나 풍자가 있는 것인데 소재를 전체로 본다. 갑갑하다. 그런 것은 법이나 정권문제 보다는 우리의 유교적인 문화배경 때문인 것 같다.

프레시안 : 앞으로 정치에 관심이나 의향이 있는지?
심현섭 : 신문을 볼 때 사람마다 먼저 보는 면이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사회면보다 정치면을 먼저 보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정치에 대한 관심은 다른 연예인보다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과 지금 당장 직업으로 하는 것은 별개다. 남자들 대부분이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현재로서는 너무 좋고 소중하다. 지금 활동이 정치계로 뛰어 들려는 직접적인 행보는 아니다.

프레시안 : 혹시 선거 후가 불안하지는 않은지?
심현섭 : 19일 이후가 전혀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 후보가 당선이 돼도 내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것이다. 이 후보는 국정이 바쁠 것이고 나는 일하는 분야가 실력이 중요시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활동하는 곳이 공영방송이다 보니 주위의 시선이나 느낌도 좀 있고…. 혹시라도 나중에 외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방송에 꿈이 있는 사람으로 그런 점이 좀 걱정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뭔가 바라고 끌려가듯 선거 운동한 것이 아니라 이 후보가 설사 떨어지고 야당 총재가 되더라고 계속 지지하는 입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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