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제는 대선"…여야 대권경쟁 '스타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제는 대선"…여야 대권경쟁 '스타트'

출발선에 선 대권주자들 지방선거 '손익계산서'

5.31지방선거의 후폭풍은 여야 대권경쟁 구도까지 크게 뒤흔들어 놨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양측은 공히 이번 지방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성격지운 바 있어 손익계산의 차이가 극명해졌다. 고건 전 국무총리, 이명박 서울시장, 김근태 최고위원,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도 지방선거를 거치며 형성된 정치지형을 저마다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당장의 지방선거 효과가 장기전인 대권경쟁에 얼마나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지방선거 종료와 더불어 막이 오른 것이나 다름없는 대권 레이스에서 여야 주자들의 긴장도가 높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동영의 '암중모색'…김근태의 '정체성의 위기'
  
  궁지에 내몰린 정동영 의장은 당분간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신몽골기병론'을 내세우며 기세 좋게 출발한 뒤 지난 100일간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던 대신 사상 최악의 선거 참패를 기록한 패장으로 남게 됐다.
  
  선거기간 동안 자신이 제기한 정계개편론이 당내 거의 모든 세력으로부터 "정치적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고, 심지어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마저도 정 의장 등 당에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2년 전 4.15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승리의 기억'이 당과 대중의 머릿속에서 날아갔다는 게 가장 큰 손실이다.
  
  정 의장은 당장 당내 반대 진영의 선거 책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7월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구나 송파구에 출마해 당의 대표주자로서의 위상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있지만, 낙선 시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현재로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정 의장도 최근 자신의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최고위원 역시 어려운 처지이긴 마찬가지다. 당장은 선거 책임론 등에 휘말려 차기 대선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당 수습 방안과 정권재창출 방법론을 둘러싸고 정 의장 측과 크고 작은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최고위원 측은 일단 "정책과 법안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정기국회까지 남은 개혁입법의 마무리 내지는 재점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장기전 태세에 돌입할 예정이다. 개헌론도 김 최고위원이 관심을 두는 분야다. 이런 행보에는 연말부터 본격화될 정계개편에 대비한 사전 포석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 이런 각론보다도 더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를 민주개혁세력의 진퇴를 건 싸움 양상으로 몰고 갔고, 재야파의 좌장 격인 김 최고위원은 자신이 바로 그 민주개혁세력의 적자임을 은연중에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그런 트레이드 마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이 명약관화하게 확인된 이 시점에 과연 무엇을 새로이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세워야 할지 김 최고위원으로서는 대단히 어려운 국면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의 '승승장구'…이명박-손학규의 '임기 후 재출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당내 대권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2년이 넘는 자신의 대표 재임기간 동안 크고 작은 선거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줄곧 압승을 이끌어 대중적 지지도와 당내 위상을 크게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당 지지율이 40%를 넘어 50%대에 육박하는 현상도 어찌됐건 박 대표 개인기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풀이가 다수다. 개인 지지율도 수직상승해 일부 여론조사에선 여야 차기 대권주자군 가운데 1위로 치고 나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로써 그는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와의 당내 대권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분간 '반(反)박근혜' 진영의 목소리도 침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6월 중순 께 대표직을 그만 둔 뒤에도 대권도전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의의 피습'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도 없지 않아 '박근혜 고공행진'의 지속성 여부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경쟁 주자 진영의 결집도를 높이는 효과를 낼 개연성도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되던 당시만 해도 이임 뒤 안전판을 마련하게 된 점에서 반색하는 분위기였으나, 박 대표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긴장도가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가을 청계천 완공 당시부터 고공비행을 이어 온 개인 지지율이 '황제테니스' 논란을 거쳐 한풀 꺾인데 이어 최근에는 박 대표와 고 전 총리에 밀려 3위로 내려앉는 등 하향곡선이 뚜렷해진 것도 부담스러운 눈치다.
  
  이 시장은 또한 6월말 임기가 끝난 뒤 상임고문 등의 형식으로 당에 복귀하더라도 의원 신분이 아닌 만큼 활동의 폭이 넓지 않아 고민이다. 일단 당내에선 7월 전당대회에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원내대표의 당권도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며 당기반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이 시장 본인의 퇴임 후 행보와 관련해선 해외 연수 등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후문과는 달리 정중동의 시기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서울시 정무팀을 비롯해 오래전부터 가동해 온 대선팀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대권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진행시키는 수순이다.
  
  양측의 명암이 대조되는 가운데 대권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7월에 완성될 당권구도의 향배, 정계개편 등 정치권 지형 변화 등의 변수에 따라서는 박 대표와 이 시장이 갈라서는 시나리오도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6월 말 임기를 마치고 당으로 복귀한다. 손 지사도 여의도 인근에 퇴임 후 베이스캠프가 될 사무실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이명박 간의 경쟁구도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손 지사도 신발끈을 조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측근들은 "현실정치에 일희일비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민심이 당심을 눌렀다'는 평가를 얻은 '오세훈 효과'의 손학규 버전을 준비하며 자신의 지론인 시대정신을 강조하는 전국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건의 '기지개'…천정배-유시민 등의 '다크호스론'
  
  여당의 참패가 고건 전 총리에게는 일단 유리한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또한 반사이익의 일종이다. 열린우리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북 1곳을 얻는 데에 그쳐 정 의장과 함께 김근태 최고위원까지도 책임론의 후폭풍 한 가운데 휩쓸리면서 고건 대안론이 싹틀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에게 호의적인 민주당도 광주ㆍ전남권을 수성해 그의 몸값을 끌어올렸다. 충청권에선 이렇다 할 토대를 마련하지 못한 국민중심당이 고 전 총리 쪽으로 결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게다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과 더 가까운 분"이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따라 고 전 총리도 대선을 향한 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이지만 섣불리 특정 세력과 결합하는 방식을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본격적인 이전투구가 마무리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때를 기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다수다.
  
  이와 함께 정치권 외곽의 중도세력을 규합해 느슨한 형태의 정치조직을 가동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당에선 '무임승차론'을 앞세운 비토세력이 만만치 않아 고건 중심의 범여권 통합이 현실화되려면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 전 총리의 경우, 생래적으로 '당선 가능성'을 판단의 중심에 놓고 운신할 것으로 보여 해체 일보 직전의 여권에 과연 매력을 느끼겠느냐는 근본적인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그를 대통령 후보로 영입할 가능성은 당연히 영(零)에 수렴된다. 이는 결국 고 전 총리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설 땅'을 찾기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한편 지금 당장은 주목도가 낮은 천정배 법부부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향후 전개될 정치권 격변기 속에서 본격적인 대권레이스 참여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