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독일 월드컵에서 자국의 우승을 자신했다.
<A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30일(한국시간) 브라질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모두들 브라질이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말한다. 우리는 현재 최고 선수들을 보유했다. 이번에는 브라질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처럼 이번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와 재대결해 이전의 패배를 설욕하는 게 브라질로서는 중요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 월드컵에 관한 얘기를 나눈 바 있다.
'열혈 축구팬'인 룰라는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3수 끝에 대통령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 룰라는 브라질 최초의 좌파 대통령 답게 노동자 계층에 의해 설립된 명문 축구 클럽 코린티안스를 응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룰라 대통령은 가끔 직접 그라운드에 나가 축구를 하기도 한다. 2003년 브라질 연금개혁안이 통과된 뒤, 룰라 대통령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장관들과 축구 경기를 했을 정도.
룰라 대통령은 독재자 메디치 대통령(1969~74년) 이후 가장 축구를 사랑하는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룰라 대통령은 올해 "브라질에서 2014년 월드컵을 개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개각도 축구 대표팀 감독처럼 하겠다"고 말하는 등 각종 기자회견에서 축구와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룰라는 부패한 브라질의 축구계에도 메스를 가했다. 19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프랑스에 0-3으로 패하자 브라질은 충격에 빠졌다. '축구만큼은 우리가 세계 최강'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이 패배는 재앙이었다.
이 충격의 여파는 '카르톨라스'를 겨냥한 2년 간의 의회 조사로 이어졌다. '카르톨라스'는 부패한 브라질 축구 클럽의 수뇌부를 뜻하는 말. 이들은 정치인들과 결탁해 브라질 축구리그의 경기를 조작하고, 어린 축구 스타가 나타나면 즉시 유럽 명문클럽에 그들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겨 왔다.
룰라 대통령은 2004년 브라질 축구 클럽의 투명한 경영을 근간으로 하는 이른바 '스포츠 도덕법'을 승인했고, 브라질 축구팬들을 위해 '축구팬 법'도 만들었다. '축구팬 법'은 축구 팬으로서 브라질 국민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자는 것으로 경기 티켓 판매, 경기장 안전문제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법에는 브라질 축구협회가 자국 프로리그의 상세한 경기일정 등을 출전 팀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정확하게 공표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브라질 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왔던 룰라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브라질이 독일 월드컵에서 사상 6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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