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월드컵대표팀이 27일 밤(현지시간) 1차 월드컵 훈련 캠프인 영국의 글래스고에 도착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글래스고에 도착한 뒤 "스코틀랜드는 최적의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네덜란드나 독일에 비해 전혀 모자랄 게 없다. 노르웨이, 가나와의 평가전에 맞춰 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는 아드보카트 감독에겐 추억이 서려 있는 곳. 1998년 글래스고 레인저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곧바로 특유의 카리스마와 적절한 선수 스카우트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레인저스는 '아드보 효과'에 힘입어 1998~99시즌 '트레블(treble·3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당시 스코티시 컵 결승전에서 레인저스가 셀틱을 제압했을 때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레인저스는 프로테스탄트들이 주로 응원하는 반면, 셀틱은 카톨릭 교도들이 지지하는 팀이라 두 팀 간의 라이벌 의식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올드 펌'으로 불리는 두 팀 간의 라이벌 전이 열리는 날이면 글래스고시는 지금도 뜨거운 축구열기에 휩싸이곤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3년 간 레인저스에서 거둔 성공은 2002년 그가 네덜란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는 결정적 동인으로 작용했다.
스코틀랜드 일간지 <더 스코츠맨>은 27일 글래스고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 대표팀과 함께 레인저스의 홈구장 머레이 파크를 다시 찾은 것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신문은 "오는 6월 4일 펼쳐지는 가나와의 평가전을 대비하기 위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머레이 파크에 들어설 때, 그는 레인저스 감독시절 생각에 잠길지도 모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직도 레인저스를 '나의 클럽'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나는 현재 한국 대표팀이 2002년 팀에 비해 실력이 낫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반드시 16강에 오를 것이다"는, 자신감 넘치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월드컵 출사표도 언급했다.
"한국의 성적은 두 명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과 이영표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현 대표팀에는 2002년 월드컵에서 뛰었던 10명의 선수들이 포함돼 있고, 이 중에는 스코틀랜드 클럽 하츠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안정환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더 스코츠맨>은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겪을 원정 경기의 부담감과 히딩크 감독 시절과는 달리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팀의 전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감정 컨트럴이 쉽지 않은 (원정경기의) 상황을 극복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머레이 파크에서 훈련을 하는 이유도 선수들에게 이런 상황을 경험하게 하고, 선수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능력을 가르쳐 주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글래스고가 '약속의 땅'이다. 그는 글래스고 레인저스를 스코틀랜드 최고의 팀으로 만들며 유럽 축구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5년 전 레인저스를 떠났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의 훈련 캠프지로 글래스고를 택한 하나의 이유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글래스고에서 또다른 성공신화를 준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오는 6월 4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아프리카 축구의 강호 가나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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