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는 23일 "토고 전 승리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는 데 필수 사항이지만 세네갈과의 경기를 비춰보면 (토고 전의)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핵심멤버인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과 이영표가 세네갈 전에 빠졌다는 점은 '위안거리'지만 한국 특유의 강한 압박 축구가 안 나왔다는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중원에서 효율적인 패스가 이어지지 않았고, 포백 수비의 최대 장점인 윙백의 오버래핑도 드물었다.
오른쪽 공격수 이천수의 활발한 측면 돌파에 비해 왼쪽 공격수인 설기현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이런 공격의 좌우 불균형을 풀기 위해서는 윙백의 과감한 오버래핑이 필요한 게 사실. 답답한 경기흐름이 계속되던 전반전, 벤치에 앉아 있는 이영표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 시즌 토튼햄으로 이적해 모든 경기에 뛰느라 지쳐 있는 이영표에게 아드보카트 감독은 세네갈 전 출장 대신 보약같은 휴식을 줬다.
이영표는 세네갈 평가전이 펼쳐지기 전날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국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 강한 체력을 앞세운 압박축구가 한국적인 축구라고 생각한다. 한 순간에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에는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이영표의 말을 감안하면 사실 세네갈 전에는 한국적인 축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2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영표는 "어떤 경기에서나 수비 실수는 나올 수 있다. 선수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말라"고 했다. 윙백 조원희의 패스미스가 실점의 빌미가 됐지만 이런 실수를 차후에 되풀이 하지 않으면 된다는 뜻이다. 이영표가 가진 최대 장점인 '긍정적 사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열 번 수비를 하다 단 한 번만 실수해도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수비수 이영표에게는 이같은 발상법이 더욱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영표는 지난 9일 귀국할 때 취재진으로부터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영표는 대표팀 핵심멤버로 아드보카트 승선이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영표는 이 순간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난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 아주 적은 가능성이라도 그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초롱초롱한 눈매만큼이나 이영표는 근성이 강하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 진출한 뒤 이영표는 경기장 안팎에서 부단히 노력했다. 개인 훈련은 물론이고 영어와 성경공부도 웬만해선 거르지 않았다. 외국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면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체력훈련도 꾸준히 했다. 이런 점은 이영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힘이 됐다. 그의 긍정적 사고가 늘 성공을 거둔 까닭은 끊임없는 노력이었던 셈.
공격적 성향이 강한 수비수 이영표는 조금 더 몸 컨디션을 정상으로 끌어 올린다면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영표가 대표팀의 수비 리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항상 자신감 있는 화술을 구사하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긍정적 사고가 몸에 밴 이영표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평가전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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