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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학생징계 규정, 정당성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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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학생징계 규정, 정당성 결여"

최순영 의원 "교육부에서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대학들의 학생징계 규정이 징계대상 학생에게 소명의 기회도 보장하지 않는 등 절차상의 정당성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명과 이의제기가 불가능한 징계 절차
  
  23일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발표한 '전국 128개 대학 징계규정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대학 중 62%인 80개 대학이 징계대상자가 직접 소명하는 절차 없이 징계를 결정하는 내용의 학칙을 갖고 있다. 또 징계가 일단 결정되면 이를 재심할 수 없도록 학칙에 규정한 대학도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등록금 문제와 대학 통폐합 등으로 각 대학이 심한 소요를 겪으면서 징계를 당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재심 절차가 없는 징계규정 때문에 학생들이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보직교수들의 출입을 막고 농성을 벌였다는 이유로 학교당국으로부터 '출교(학적말소)' 조치를 당한 고려대 학생들도 이런 이유로 이의제기를 못 하고 있다.
  
  사회변화에 뒤진 학칙도 많아
  
  이같은 절차상의 문제 외에도 징계규정의 내용 자체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경우도 많다.
  
  '교내에서 과도한 화장과 흡연을 금함'(광주여대), '교내에서 남녀관계를 문란하게 한 자는 징계에 처함'(광주교대), '정치활동 시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총장 직권으로 특별징계 가능'(장로회신학대학), '교내에서 음주를 하거나 음주하고 등교한 자는 징계에 처함'(서울산업대) 등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이런 규정에 대해 최 의원실의 관계자는 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활동, 흡연, 과도한 화장 등을 금지하는 조항은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 의원의 보고서는 징계대상 학생이 속한 학과의 학생회장 혹은 총학생회장이 학생징계위원회에 배석하도록 한 원광대와 한국외대의 학칙 및 징계절차와 이의신청 과정을 자세하고 명확하게 규정한 경남대의 학칙을 바람직한 학칙의 사례로 소개했다.
  
  최 의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에 대학의 학칙과 징계규정에 대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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