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親盧) 단체인 노사모의 대표일꾼인 노혜경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성형수술 실력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우리나라이고, (박근혜 대표가) 17바늘 꿰맸다더니 60바늘 꿰맸다는 것을 보면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주장한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이후 친박(親朴) 단체들이 총집결해 "친북좌파 최후발악, 야당대표 살인미수"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세를 올리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지적이 많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나라당-우리당 지지자 간에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각 지역 선거유세장에서도 폭력 사태와 신경전이 연달아 발생하며 퇴행적 양상을 나타내는 현상과도 크게 보면 일맥상통한다.
노혜경 "박근혜는 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
우리당 부산 연제구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대표는 "한나라당에서는 정치적 음모설을 흘리고 싶어하는 모양이지만 대한민국 정당들이 그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며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고 큰 후유증 없이 며칠간 고생하면 나을 모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라는 기호는 도무지 21세기의 것이 아니고 박정희의 악몽과 겹쳐 있는 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이라고도 했다.
노 대표는 "비록 박정희의 딸이라도 그녀가 테러의 대상이 된다는 건 우리 사회가 박정희로부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다름이 아니다"며 "노무현을 뽑아 우리가 이루고 싶었던 것은 증오의 재생산을 끊어 버리는 것이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노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조선일보> 등이 주요 기사로 처리하자 그 이후 때 아닌 '성형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노 대표는 "언어 전문가인 조선일보가 단순히 장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를 격앙시키기까지 한다"고 맹렬히 비판했고, <조선일보>는 이를 다시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이에 노 대표는 "성형수술을 했다는 것이 무슨 부끄러운 일이냐"면서 "조선일보는 호의로 한 말과 비아냥으로 한 말을 구별 못하다니 정치적 성향이 눈을 가린 것 아니냐"고 재반박했다.
노 대표는 "저는 집안에 의사가 무척 많고 성형외과 의사인 친구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남의 말 따다 쓰는 언론의 태도가 본질적 문제"
이런 논란에 대해 노사모나 우리당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노 대표는 '성형관련 논란 끝냅시다'라는 마지막 글을 통해 "조선일보가 국민들에게 60바늘이라는 단어로 자극을 주지는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이야기의 요지"라고 주장했다.
노 대표는 "성형수술이라는 말의 뉘앙스가 어떻게 들릴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제 불찰이고 미용적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의 성형수술을 많이 보아 온 제 개인적 경험으로 인한 언어사용의 부주의"라며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쓴 죄"라며 이 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박 대표가) 피습당한 것을 잘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판단은 우리 사회의 닫힌 부분"이라며 "예컨대 북한에 대하여 식량과 중유 지원을 하는 것을 퍼주기라 말하며 굶겨죽여야 한다고 극언을 서슴치 않는 분들이 있고 선거 때면 전라도는 씨를 말려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경상도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 대표는 "우리당 관계자 분들께도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며 "제가 말을 잘못했다고 생각들 하시면서 염려하고 계시죠? 우리당에 악재라고 생각하고 계시죠?"라고 물었다. 노 대표는 "남의 말을 따다가 쓰는 언론의 태도가 훨씬 본질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하셔야 하고 담대해지시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우리당 "지금 박근혜가 21세기 유령이라는 말이 왜 나오냐"
그러나 노 대표의 주장에 대해 우리당 한 관계자는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저러냐"면서 "우리당 간판으로 총선에도 출마했고 청와대 생활도 한 사람이 상황파악을 저렇게 못하냐"고 격렬히 비판했다. 이 당직자는 "성형수술 이야기도 웃기지만 지금 박근혜가 21세기 유령이라는 말이 왜 나오냐, 뻔히 욕 먹을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친여 단체 분들이 사건 자체에 대해 정치적 방어태세 갖추려고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괜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며 "현명하지 못한 처사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노사모 노혜경 대표의 발언에 대해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것이 문제 꼬이게 하고 의혹만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박근혜 대표도 말했듯이 정치적 오버는 모두에게 불이익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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