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칸영화제, <다빈치 코드>에 저주를 내리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칸영화제, <다빈치 코드>에 저주를 내리다?

[이슈 인 시네마] 제59회 칸영화제에서 온 소식들

"크로와제트 거리에 다빈치 코드가 아니라 다빈치 저주가 내렸다." 제59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일인 17일, 영화제 주상영관이 자리잡고 있는 크로와제트 거리의 최대 화제는 이날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빈치 코드>에 대한 평단과 언론계의 싸늘한 반응이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지의 잰 브룩스는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모든 기자들이 주인공 랭던 교수를 연기한 톰 행크스에게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은 "당신의 배우 커리어를 망칠지도 모르는 이런 영화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출연할 생각을 했느냐는 것이었지만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일부 외신들은 " 영화가 시작된 지 약 한 시간이 지났을 쯤 참석자들 중 상당수가 유럽 챔피언쉽 축구대회 결승에 오른 영국 아스날과 스페인 바르셀로나팀의 경기 TV중계를 보기 위해 극장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다빈치 코드>의 원작자 댄 브라운(왼쪽)과 영화의 두 주인공인 오드리 도투와 톰 행크스가 칸에서 만났다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올 최대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다빈치 코드>에 쏟아지고 있는 혹독한 비판에 론 하워드 감독도 당혹해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1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봉 후 몇 달이 지났을 때 쯤에나 평론들을 읽으면서 정리를 해볼 생각"이라면서도 "평단의 반응과 대중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고 흥행에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 <여름궁전> 칸에서 호평, 중국서는 금지
여름궁전 ⓒ프레시안무비
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18일, 가장 관심을 모은 작품은 경쟁부문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영화인 중국의 <여름궁전>. <수주><자주빛 나비>로 실력을 인정받은 로우 예 감독의 이 작품은 중국에서 아직도 금기시되고 있는 1989년 천안문 사태를 배경으로 시골 출신의 여학생 주홍과 남자 대학생 주 웨이간의 16년에 걸친 강렬한 사랑을 솔직하게 그려 화제를 모았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 중국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노골적인 섹스 장면과 전면누드가 나오는데다가, 89년 천안문사태 당시의 뉴스 자료 화면과 주인공 남녀의 시위모습도 등장한다. 그러나 군, 경찰이 천안문 시위대를 참혹하게 진압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로우 예 감독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과의 검열 갈등에 대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이 금지된 것인지 등을 잊었다"고 답했다. 또 "이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그들(당국)의 장면삭제 요구에 다 응할 자세가 돼있다"고 다소 의외의 말을 하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 영화팬들과 만날 기회를 잃느니, 차라리 검열을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00년 칸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수주> 역시 당국의 상영금지로 인해 중국 관객들과 만나지 못했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로우 예의 이런 바람은 일단 무산되고 말았다. 중국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광전총국)은 19일, 영화의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여름궁전> 심사를 보류했으며 당국 승인을 받지 않고 외국 영화제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로우 예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향후 작품활동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영화관리조례에 따르면 "허가 없이 멋대로 외국 영화제에 참가하면 정부 당국의 명령으로 위법활동을 중단시킬 수 있고 영화 필름과 수익을 몰수할 수 있으며 관련자는 향후 5년간 영화 관련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광전총국은 지난 16일 소리와 화면이 깨끗하지 않다는 이유를 내걸어 이 영화의 심사를 보류했으며 17일 제작진의 재심사 요청도 결국 거절했다. 한편 로우 예 감독은 칸 기자회견에서 "화질이 나쁘다는 기술적인 이유로 심사를 보류한다는 광전총국의 이유를 수긍하기 힘들다"며 고의적인 심의 지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 켄 로치, 날 선 비판의 영화 선보여 영화제 둘째날인 18일에는 영국의 사회파 감독 켄 로치의 <보리밭에 부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도 큰 관심을 모았다. 1922년 아일랜드에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일어난 전쟁에 휘말린 두 형제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다미엔은 장래가 촉망되는 의사다. 곧 런던병원에 근무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영국군이 아일랜드 시민군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광경을 지켜본 다미엔은 동생 테디가 이끌고 있는 시민군 조직에 합류하게 된다.
보리밭에 부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프레시안무비
다미엔 역은 <28일후><레드 아이>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킬리언 머피가 맡았다. 영화는 아일랜드의 유혈투쟁이 결국 진압되고, 독립국가인 아일랜드 공화국과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로 분단되는 아픔을 그리고 있다. 제목 <보리밭에 부는 바람>은 19세 아일랜드 작가 로버트 드와이어 조이스가 지은 민요의 노랫말에서 따온 것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절절한 마음을 통해 아일랜드 국민들의 한을 담아내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70년대부터 아일랜드 독립전쟁 영화를 구상했었다"며 "영국지도자들은 아일랜드 유혈분쟁 역사를 아일랜드인들 간의 갈등, 구교와 신교 간의 싸움으로 왜곡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80여 년 전 아일랜드가 그렇게 분단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이면 많은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다. 분단으로 아일랜드의 갈등이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로 "80여 년 전처럼 지금도 지구 상 어딘가에는 점령군이 있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란 말로 평화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략, 점령한 미국과 영국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