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태극전사를 뽑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균형잡힌 선수구성이다. 아마도 2002년 월드컵 멤버보다 지금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 같은 자신감은 현 대표팀 가운데 10명의 선수들이 2002년 월드컵의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선수들 중 5명은 영국, 독일, 터키 등 수준 높은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
아드보카트 감독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유럽파들의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첫 월드컵 항해에 나서는 국내파들에게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 1월부터 7주간 계속된 전지훈련과 평가전에는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실제로 국내파와 유럽파의 실력차는 거의 없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 간의 격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기에서 선발 출격 명령을 받은 선수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선수들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어 "한국 팬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팀 정신은 매우 뛰어나고, 공격적 성향의 축구를 하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다. 일단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그 뒤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면 스페인 또는 우크라이나와 맞붙는다"라고 희망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그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태극전사들이 체력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002년 월드컵을 교훈으로 삼겠다. 당시 일찍 훈련을 시작해 체력적으로 무장이 잘 됐던 한국과 미국은 좋은 결과를 냈다. 반면 힘든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소집된 프랑스, 아르헨티나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대표팀 전지훈련에 이어 K리그에서 힘든 일정을 소화한 '국내파'와 박지성, 이영표 등 살인적인 리그 일정에 지쳐 있는 '해외파' 선수들에게는 회복 훈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 지구력은 스피드와 달리 금새 훈련을 통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녹초가 된 선수들에게 처음부터 무리한 체력훈련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게 일반론이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14일 대표팀 소집 뒤, 선수들의 현재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실상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주겠다는 복안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 월드컵까지 남아 있는 4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공수 밸런스를 조율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격을 하다 공을 상대에게 빼앗겼을 때 어떻게 이 상황을 커버하느냐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의미.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에서 우리가 상대할 팀에는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많기 때문에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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